[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제철인 고구마는 여러 영양학자들에게 ‘슈퍼푸드’로 인정받는 대표 채소다. 각종 영양소가 알차게 들어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게는 닭가슴살과 함께 ‘다이어트 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명하나, 정작 고구마의 칼로리를 따져본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고구마 100g당 열량은 147㎉로, 또다른 다이어트 식품으로 애용되는 단호박 (57㎉)이나 바나나(77㎉)에 비하면 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고구마의 반전 매력은 ‘포만감’과 ‘변비 예방’에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은 고구마는 섭취 후 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비교적 길다. 그래서 적은 양을 먹어도 쉽게 배가 부르며, 이후 포만감도 오래 유지된다. 식사 후 쓸데없는 간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셈이다.
다이어트 시 따라오는 ‘불청객’인 변비 해결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고구마의 얄라핀 성분은 장을 청소하고 배변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식이섬유와 함께 배변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실제로 일본 임산부푸드협회는 고구마가 장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변비에 걸리기 쉬운 임산부를 도와줄 수 있다고 인정, 일부 고구마 제품에 ‘임산부 푸드’ 마크를 달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구마는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슈퍼푸드로 유명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고구마에는 항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과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2009년 미국공익과학센터(CSPI)는 ‘최고의 음식 10’에 고구마를 1순위에 올려놨으며, 2007년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실험결과 항암 효과가 있는 채소 82종 가운데 고구마의 발암 억제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고구마는 소화 문제에서 다소 쉽지 않은 식품이다. 고구마를 먹으면 속이 부글부글 거릴 때가 있다. 이는 고구마의 아마이드 성분이 장(腸)에서 발효 과정을 통해 가스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구마는 한 번에 1~2개 정도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박초롱 부산365mc병원 영양사는 “고구마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소화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지만, 위장기능이 약할 경우에는 다양한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한꺼번에 많은 양을 꿀꺽 삼키면서 빠르게 먹으면 더욱 불편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은 우유와 같은 유제품과 함께 먹을 때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구마라떼나 통고구마에 치즈를 올린 음식들이 해당된다. 박초롱 영양사는 “우유와 고구마는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조합이지만, 우유와 함께 먹을 때 위산 역류가 더 쉬워지므로 평소 역류성식도염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구마와 감의 조합도 좋지 않다. 박 영양사는 “고구마의 영양소가 감속의 탄닌, 펙틴 성분과 반응해 침전 물질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침전물이 많아지면 심할 경우 위장출혈, 위궤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구마와 감은 최소 4~5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따로 먹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고구마와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은 예부터 우리가 함께 먹어온 김치 또는 동치미를 꼽을 수 있다. 선조의 지혜가 담긴 ‘꿀조합’이다. 특히 동치미의 무에는 디아스타아제라는 소화효소가, 동치미 국물에는 유기산이 들어있어 소화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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