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코로나19 확산 후 향신료 사용이 늘어나면서 동양뿐 아니라 서구권에서도 인기가 높아진 것은 강황이다. 암 예방과 뇌 건강, 간 기능 등을 돕는 것과 함께 소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강황을 노란 색으로 만드는 것은 항산화물질인 커큐민 때문이다. 강황의 여러 약리작용은 이 커큐민이 핵심이다. 2017년 국제학술지 온코타겟(Oncotarget)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커큐민은 강황의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 중 가장 항산화 활성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커큐민은 소화를 돕는 향신료로, 동남아시아에서는 수세기 동안 소화불량 증상 완화제로 흔히 사용돼왔다. 최근에는 강황을 실제 소화제와 비교한 연구가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됐다.
태국의 출라롱콘 대학교 연구진은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화제 오메프라졸 복용 ▷커큐민 복용 ▷오메프라졸+커큐민 복용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오메프라졸은 위산 역류 완화에 사용되는 일반 소화제다. 실험을 진행한 두 달 후, 모든 그룹은 소화불량 증상이 이전보다 개선됐으며, 참가자들은 일반약과 강황의 유의미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연구진은 “일반약의 일부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볼 때, 천연 식품인 강황을 통해 비슷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요리에 강황가루를 추가하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다만 강황은 우리 몸에서 잘 흡수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려면 강황 요리시 후추를 함께 넣는 것이 좋다. 후추가 강황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미국약제과학회(AAPS)에 실린 논문에서는 실험결과, 후추의 매운 맛을 내는 피페린(piperine) 성분이 커큐민의 체내 흡수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의 연구에서도 피페린이 많은 검은 후추와 강황을 함께 사용하면 커큐민의 흡수율이 20배까지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황과 후추의 시너지 효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후추 역시 소화에 좋은 향신료다. 2007년 인도 중앙식품기술연구소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후추 속 피페린은 소화효소의 활동을 증가시켜 음식이 더 쉽게 소화되도록 돕는다. 더욱이 후추는 강황을 넣은 카레요리에 칼칼한 맛을 더해주면서 풍미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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