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잡곡의 건강상 효능이 날로 부각되면서 흰쌀밥보다 잡곡밥을 지어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오곡밥은 정월대보름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 챙겨먹는 건강식이다. 오곡밥의 재료 중 빼놓을 수 없는 잡곡으로는 기장이 있다. 작은 크기에 항암 성분과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으면서 소화도 잘된다.
기장은 조와 모양이 비슷하나 자세히 보면 기장의 낟알이 조보다 살짝 크다. 국내에서 기장은 주로 알곡을 그대로 밥을 지어 먹지만, 기장을 쪄서 만든 떡부터 기장으로 빚은 기장술, 기장 과자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조선후기의 농서 ‘농정회요’에서는 “백성에게 가장 이로운 작물로, 차진 것은 술을 빚어도 되고 밥을 짓기도 하며 차지지 않은 것은 떡을 만들거나 죽을 끓일 수 있다”고 소개돼있다.
기장의 품종은 찰기장과 메기장으로 나뉘는데 찰기장은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이사에서만 생산된다. 보통 기장이나 조, 수수 등의 곡물을 구입할 때 ‘찰’ 단어가 붙은 것은 찰기가 있는 반면 ‘메’가 붙으면 끈끈한 찰기가 적은 품종이다. 메기장의 수요가 감소됨에 따라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노란색 기장은 찰기장이다.
기장의 영양학적 특성을 보면 비타민A와 B군이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백미와 비교했을 때 기장의 비타민 B군 함량은 백미의 약 2배 정도며, 식이섬유는 3배 가량 많다.
영양소가 풍부한 기장은 체중관리에도 이로운 곡물이다. 2014년 ‘생명과학회지’에 실린 국내 연구에 따르면 기장 추출물의 항비만 효능이 입증됨에 따라 기장이 비만 관련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장의 항암 효능은 다른 잡곡에 비해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다. 2011년 농촌진흥청이 대학과 민간 등 11개 기관과 공동연구를 한 결과, 우리나라 주요 잡곡 가운데 수수와 기장의 효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와 기장은 혈당상승을 억제하는 항당뇨효과가 일반 당뇨약과 견줄 정도로 우수했으며, 추출물을 암세포에 주입했을 때 암세포가 죽는 비율은 수수가 78%, 기장이 64%였다. “대부분의 잡곡은 항당뇨, 항암, 항산화 효과가 우수하지만, 그중에서도 수수와 기장의 효과가 월등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기장은 소화도 잘된다. 찰기장을 넣어 밥을 짓거나 떡으로 만들어 먹으면 별미로 즐길 수 있으며, 소화도 쉽게 된다. 현미의 소화가 다소 어려운 경우라면 기장밥의 섭취도 주목할 만 하다.
노란빛으로 밥의 색감과 맛을 끌어올려주는 국내산 기장은 중국산과의 구별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국내산이 어두운 노란색을 띠고, 낟알 배꼽부위의 검은 반점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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