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완화에 실제 확진자 많을 듯
환자·고령층 위험부담 커져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치솟으면서 재유행 우려가 나오는 31일 서울의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확진자는 25만3825명으로 전주 대비 35.8% 증가했다. 4주 연속 증가세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김영철 기자]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2) 씨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지만 병원 방문을 미뤘다. 정씨는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기 힘들고, 격리도 의무가 아니라 검사를 해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샤이 확진자’도 늘고 있다. 백신을 통한 국민 면역이 약해지고 새로운 변이가 출연했지만 코로나 대응체계는 완화되고 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에 일부 남은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고 확진자 전수감시도 중단돼 고령층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
확진자가 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중장년층, 어린이도 늘었다. 얼마전부터 마스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는 김문정(57) 씨는 “서비스업을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었는데, KF-94 마스크만 쓰고 혹시라도 재감염될까봐 마스크를 2개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이상섭 기자 |
하지만 당국은 8월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고 대응체계를 일반의료체계로 완전히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사람이 많지 않아 실제 확진자 수는 통계보다 2∼3배 많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위험군인 환자를 둔 가족들은 코로나 전파에 걱정이 가득하다. 용인에 거주하는 강모(58) 씨는 “재활병원에 있는 시아버지가 4인실에 있다. 90살을 바라보는 어르신이라 코로나 확진되면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족들이 있는 본가로 시아버지를 모실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등 여전히 코로나에 대한 위험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엔데믹 선언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갔고, 또 감염병 등급 4등급으로 내린다 해도 바이러스의 성격이 바뀐 건 아니다”며 “전염력이 잠복기에 존재하고, 현재 우세종인 XBB 1.5의 바이러스가 여전히 고령자에겐 치명율 높다. 전신 합병증이 코로나로 인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31일까지 1주일간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 주 대비 17.3%(6720명) 증가했다.26일에는 일일 확진자가 5만7720명까지 치솟으면서 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