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당원병을 아시나요?" 혈당을 만들지 못하는 아이들, 환우회 출범
  • 2023.05.23.
국내 400명뿐인 대사성 희귀질환
원주시, 원주세브란스, 롯데, 농심 등 지자체, 병원, 기업의 관심과 노력으로 환우회 설립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당원병을 아시나요?"

희귀 질환인 '당원병'은 '당원 축적병'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몸속으로 섭취된 포도당이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 근육, 신장 등에 축적됨으로써 이를 필요할 때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이용하지 못하는 탄수화물 대사장애 질환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음식을 섭취해도 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는 질환이다. 결핍된 효소의 종류에 따라 당원 축적병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한국인의 경우는 Ia형이 가장 흔하다. 대부분 상염색체 열성 유전으로 발생하며 발생 빈도는 1만~3만명당 1명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으로는 작은 키, 성장 장애, 간과 신장의 비대, 저혈당으로 인한 경련, 출혈 경향, 공복 시 저혈당, 고젖산혈증, 고요산혈증, 고지혈증, 양 볼에 지방이 많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인형 같은 얼굴 등이 나타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종양, 신부전, 골다공증의 문제를 겪게 만들며 장기 이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당원병환우회가 원주세브란스병원과 원주시 도움으로 5월 20일 정식 출범했다. 당원병은 혈당을 만드는 효소가 생성되지 않아 몸속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는 희귀병으로, 저혈당 쇼크, 간 손상 및 신장질환 등 다양한 장기 손상으로 인한 위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선천성 희귀 질환이다. 국내 400명 정도의 환자가 있으며, 현재 개발된 치료제 없이 엄격한 식단관리 및 특수 전분 섭취를 통해 생명의 끈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당원병 소아환자의 90% 이상이 진료를 받고 있는 전문병원으로, 국내 유일하게 당원병 환자 전용 진료실과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희귀질환센터의 김주원·강윤구 교수의 세심한 소통과 1대 1 맞춤형 관리를 통해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당원병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지난 1월 전국 12개 권역별 희귀 질환센터 중 최고 점수를 획득하기도 하였다. 백순구 병원장은 “환우회 설립이 당원병 환우 간 큰 위로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당원병 환자와 가족들이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계속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원주시 역시 2021년 강원권 희귀질환 거점센터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유치하면서 희귀병에 대한 관심을 더욱 커지고 있다. 원강수 시장은 축사를 통해 “환우회가 당원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더욱 가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원주시도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를 살펴 희귀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 밖에 롯데, 농심 등 국내 주요 기업도 2년째 당원병 환우들을 위한 다양한 물품들을 후원해 줌으로써 기업의 사회공헌을 실천하며 희귀병 환자들의 큰 힘이 돼주고 있다.

환우회장 김은성 씨는 “병원과 지자체, 기업의 도움으로 환우회를 설립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환자와 희귀병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은데 이번 환우회 설립을 통해 서로 위로받고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사회 인식개선, 의료진 장학금 마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희귀 질환 환우회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번 출범식은 100여명의 당원병 환우 가족이 참가해 1박2일에 걸쳐 진행됐다. 당원병 강의와 맞춤형 영양관리법, 가족 심리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케어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유익한 시간들로 채워졌다. 1박2일을 함께한 강윤구 교수는 “당원병은 평생 관리만이 유일한 치료법인 만큼 지치지 않는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 힘들더라도 서로 힘이 돼 마음건강을 잘 챙기시길 바라며, 저도 곁에서 평생 함께하며 누구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