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일대에 시민들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10분을 기해 서울 동남·동북권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이는 눈 양이 5㎝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며 눈은 이날 오후 수도권을 시작으로 차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오늘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눈이 내리면서 영하권 날씨에 빙판길 '낙상'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오늘 같은 날씨에는 눈길과 결빙으로 미끄러운 길을 걷다 자칫 균형을 잃고 넘어져 크게 다치는 사례가 많은데 특히 노년층은 이 같은 낙상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 노인 낙상 사고 중 1/3 가량이 겨울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낙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노인이지만 50~6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도 폐경 후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 낙상 부상 위험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낙상으로 손상되는 대표적 부위는 손목,척추,대퇴부 등이다. 추운 날씨에는 몸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는데 특히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고 유연성도 떨어진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손을 짚을 수 밖에 없는데 이때 손목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윤형조 전문의는 “추운 날씨에는 몸이 움츠러들고 민첩성과 순발력도 떨어져 작은 부주의로도 쉽게 넘어지기 쉽다"며 "낙상으로 생길 수 있는 손목 골절, 척추 압박 골절, 대퇴부 골절 등 직접적 손상도 문제이지만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다양한 합병증과 정신적·사회적 기능 저하로 삶의 질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전문의는 “노년층은 관절 유연성이 급격히 떨어져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으로 버티지 말고 꼭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낙상사고는 추락사고와 함께 응급실에 온 손상 환자 중 3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발생장소도 잡과 거주시설를 제외하면 도로와 교통지역이 가장 높다.(2020년 질병관리청 자료)
낙상은 눈비로 길이 미끄럽고 추위로 몸이 둔해지는 겨울에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의 추락 및 낙상사고 중 31%가 겨울(12~2월)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낙상에 의한 손상 양상에서 골절이 약 75%, 그 뒤를 이어 내부기관 손상(10.8%), 염좌 및 긴장(5%), 타박상(4.5%) 으로 나타났다. 즉 낙상을 겪은 10명 중 7명이 골절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노인만큼 뼈가 약한 것이 바로 중장년층 여성이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골흡수가 진행되어 골밀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골다공증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골다공증이 일찍 찾아오기 때문에 여성 골절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고관절 부위 골절은 장기간 입원치료가 필요하고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 욕창 발생 우려와 폐렴과 방광염 등 감염성 질환과 관련 합병증 위험이 있어 여러 모로 치료와 회복에 어려움이 있다.
낙상은 폭설과 영하권 날씨로 길이 얼어붙어 보행에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건강한 사람도 낙상으로 부상을 입기 쉽지만, 일부 위험군은 낙상이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낙상 유발환경을 제거,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 굽이 높은 구두나 슬리퍼는 피하고, 눈길과 빙판길은 피하거나 부득이할 경우 보폭을 줄여야 한다. 보행 시 스마트폰 사용은 삼가야 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도 피해야 한다.
윤형조 전문의는 “중년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골밀도가 감소함에 따라 골다공증에 노출, 낙상에 따른 골절 부상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폐경이 지난 여성은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로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