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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영유아기에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면 두뇌의 언어담당 영역 발달이 촉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아이들의 뇌는 생후 2년간 매우 빠르게 발달하는데, 일상에서 어른들로부터 말을 많이 들을수록 뇌의 언어능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손 스펜서 교수팀은 15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서 2.5세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영유아기 자녀와 대화하는 것은 초기 두뇌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유아 163명으로 대상으로 소형 녹음 장치로 3일 동안 하루 최대 16시간 동안 어른이 말하는 소리, 대화 소리, 아기가 말하는 소리 등 총 6208시간 분량의 언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어 아기가 잠자는 동안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를 촬영, 뇌 신경세포를 둘러싸면서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미엘린(수초·myelin)이라는 물질의 변화를 조사했다.
미엘린은 단백질 30%, 지질 70%로 구성된 백색 물질로 뉴런을 이루는 축삭(axon)을 여러 층으로 감싸면서 뉴런 사이에 신호전달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
스펜서 교수는 "축삭을 구멍이 많은 호스라고 가정하면 미엘린은 호스를 감싸 구멍을 막음으로써 물이 잘 흐르게 하는 테이프와 같다"며 "미엘린이 초기 뇌 발달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특히 아기들과의 대화가 미엘린 생성을 촉진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일상적인 환경에서 어른들로부터 말을 더 많이 듣는 아기들일수록 뇌의 언어관련 영역에 미엘린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펜서 교수는 "아이들의 뇌는 생후 2년간 매우 빠르게 발달해 2세가 되면 뇌 크기가 성인의 80%에 이른다"며 "이 시기에 미엘린 생성이 촉진되는 것은 아이들의 정교한 언어처리 능력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4~6세 어린이에서 비슷한 연관성이 드러났지만 이 결과는 이런 연관성이 뇌 발달 초기에 훨씬 일찍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는 언어 입력이 초기 뇌 구조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첫 연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스펜서 교수는 "이 과정에 대해 아직 더 밝혀내야 할 것이 많지만 보호자들에게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는 '아이들과 많이 대화하라'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말을 들을 뿐 아니라 당신의 말이 말 그대로 아이들의 뇌를 형성시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