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에 이어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 열풍이 일면서 ‘저탄’이란 용어가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저탄’ 식단에서 가장 먼저 제거되는 대상은 ‘빵’이다. 하지만 ‘저탄’ 식단을 지킨다고 해서 모든 빵을 끊을 필요는 없다. 흰 빵에 딸기잼을 바르는 일만 멈춘다면, 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빵 종류는 생각보다 많다.

보다 건강한 빵의 핵심 조건은 우선 흰 밀가루 빵을 피하는 것이다. 즉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 빵을 이용하면 혈당을 빨리 올리지 않으면서 다양한 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다. 통밀빵·호밀빵·귀리빵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통곡물 빵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통곡물 빵이 일반 빵에 비해 다소 식감이 거칠고 맛이 밋밋하다고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이후에는 씹을수록 고소한 단 맛과 담백함의 매력을 즐길수 있다. 통곡물 빵에 아보카도를 올리거나 아몬드 버터를 발라도 잘 어울린다. 또 레스토랑의 식전빵처럼 발사믹 올리브오일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물론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담백한 빵 자체의 맛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통곡물 빵 중에는 씨앗이 첨가된 종류도 있다. 통곡물 영양소에 씨앗 속 성분까지 추가로 섭취할 수 있다. 씨앗은 작은 크기에 섬유질과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등이 꽉 채워진 슈퍼푸드다.

2022년 국제학술지 ‘몰리큘스(Molecules)’에 실린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씨앗에는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과 제2형 당뇨, 암 예방에 도움되는 성분들이 들어있다. 통곡물 빵에 주로 들어가는 호박씨의 경우, 트립토판과 마그네슘이 다량 들어있어 신경 안정에도 이롭다.

발아곡물 빵도 있다. 발아 현미부터 발아 통밀, 발아 귀리, 발아 보리 등 다양한 발아 곡물들을 이용해 빵으로 만든 제품들이다. 2021년 국제학술지 ‘식품과학과 영양’에 실린 파키스탄 공동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곡물은 발아과정을 통해 비타민C, 엽산, 항산화제 등이 증가하며, 우리 몸에서 영양소의 체내 이용률을 더욱 높인다.

발효식품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베이커리 시장에서는 천연발효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빵 반죽에 천연발효종을 넣고 만든 빵을 유럽에서는 ‘사워도우 브레드(Sourdough bread)’라고 부른다. ‘신맛 나는 빵’이라는 뜻이다.

만드는 과정은 까다롭지만 일반 흰 빵보다 혈당 지수(GI)가 낮으며, 발효 과정에서 글루텐(불용성 단백질의 일종) 조직이 물러지면서 소화가 잘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유산균 수가 늘어나므로 장 내 미생물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늘어난 유산균 때문에 빵은 시큼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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