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보파 씨가 의료진들로부터 퇴원 축하 인사를 받고 있는 모습[강릉 아산병원 제공] |
[헤럴드경제(강릉)=박정규 기자]“어꾼문띠뻳강릉아산다엘크뇸앗웨악깥베동반. 어꾼쯔라은멘뗀.”
(캄보디아어 번역 : 강릉아산병원 덕분에 심장수술을 받게 되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팔로네징후’질환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던 캄보디아인 ‘마이 찬보파’씨가 강릉아산병원의 도움으로 심장 수술을 무사히 받고 건넨 말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1730달러인 캄보디아에서 부모님과 함께 가방 제조공장에서 근로자로 생활하며 3명의 남동생을 돌봐오고 있는 마이 찬보파 씨(20세,여).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인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술을 포기한 채 실신과 가슴 통증 등을 참아가며 생활해 왔다.
마침, 캄보디아에 현지 병원 중 저소득층 치료를 지원하는 헤브론의료원에서 해당 환자를 국내 선천성 심장병 질환의 권위자인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휘 교수에게 의뢰했다.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김 교수는 소아심장협진팀과와 함께 헤브론의료원에서 보내온 검사 내용을 확인한 후 환자 수술을 위한 초청 결정을 전달했다.
지난 10일 국내 입국한 마이 찬보파 씨는 강릉아산병원으로 바로 입원해 수술 전 사전 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검사결과 혼합형 폐동맥 협착, 심실 중격 결손, 대동맥이 심실 중격 위로 걸쳐 있는 대동맥 기승, 우심실 비대와 같은 4가지 심장 기형이 동반된 ‘팔로네징후’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팔로네징후’를 포함한 선천성 심장질환의 경우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빠른 완치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은 지난 14일 소아심장협진팀 소아흉부외과 전보배 교수의 집도로 심장의 협착을 제거하고 심실 사이 벽의 구멍을 복원하는 등 약 5시간에 걸쳐 무사히 진행됐다.
마이 찬보파 씨의 상황을 들은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은 3천 2백만 원이 넘는 입원비 전액 지원과, 환자가 낯선 이국 병원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와 간호를 당부했다.
더불어“아산사회복지재단 설립 취지에 따라 국적과 상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주변의 관심과 격려대로 수술 후 순조로운 회복을 마친 마이 찬보파 씨는 11월 27일 퇴원 후 28일 캄보디아로 돌아갔다.
마이 찬보파 씨의 아버지는 캄보디아에서 “가난으로 심장질환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힘들게 지내왔는데, 찬보파와 우리 가정을 위해 힘써준 강릉아산병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해왔다.
수술을 집도한 소아흉부외과 전보배 교수는 “힘든 수술을 잘 견뎌낸 환자에게 감사하다”며 “처음 봤을 때와 달리 밝은 표정으로 귀국할 수 있게 돼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은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1996년 개원 때 부터 치료 효과가 뚜렷하지만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해 평균 약 2억 6500만 원 규모의 진료비 지원사업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