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중년 여성이라면 남성이나 젊은 층 보다 상대적으로 섭취량이 중요한 영양소가 있다. 식물의 천연 색소인 카로티노이드와 비타민D다. 이 두 가지 영양소는 눈과 뇌 건강을 비롯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뼈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산화물질 카로티노이드에 대한 연구는 2022년 국제학술지 ‘영양신경과학회지’에 실린 바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연구진은 “모든 사람에게 항산화물질은 이롭지만, 카로티노이드는 특히 중년 여성을 괴롭히는 시각과 뇌의 인지 문제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며 “이것이 카로티노이드가 중년 여성의 식단에서 특별한 가치를 가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빌리 해몬드 조지아 대학 교수는 “평균적으로 여성은 신체 특성상 남성에 비해 망막과 뇌가 쓸 수 있는 카로티노이드의 양이 적고, 황반변성(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 및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 위험도 여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성보다 여성에게 필요한 카로티노이드 양이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카로티노이드의 다양한 성분 중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이와 관련해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고 결론내렸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의 섭취가 백내장이나 시력 저하, 알츠하이머 등의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루테인, 지아잔틴을 비롯해 베타카로틴, 라이코펜, 크립토잔틴 등이 카로티노이드 계열에 속한다.
이어 연구진은 카로티노이드 섭취는 보충제 대신 천연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채소 공급원으로는 브로콜리, 시금치, 케일, 파슬리, 완두콩 등이 있으며, 이 외에 오렌지, 감, 호박, 달걀 노른자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러한 식품들은 건강한 지방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지방에 잘 용해되는 성질을 가지므로 함께 섭취시 체내 흡수율을 올릴 수 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감소하는 중년 여성에게는 뼈 건강 역시 중요한 문제다. 뼈를 보호해주던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골감소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영양학 및 의학전문가들은 중년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평소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도울 뿐 아니라 면역시스템에도 기여하면서 최근에는 암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년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방암의 경우, 비타민D 섭취와의 연관성을 입증한 논문도 여럿 발표됐다. 2021년 미국 임상종양학회 화상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미국 로스웰 파크 종합 암센터의 논문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평균 10년에 걸친 추적조사한 결과,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비타민D ‘충분 섭취’ 그룹이 ‘결핍’ 그룹보다 22% 낮았다.
더욱이 비타민D는 현재 한국 여성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로 손꼽힌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영양결핍 환자 중 비타민D 결핍이 73.7%(24만7077명)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19만1625명으로 남성보다 3.5배 높았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