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원하는 품질로 업그레이드 사업화 성공
수입산 중심 강황식품시장 재편될지 시선집중
시제품 표준화 완료, 연구결과 국제학술지 게재
새로운 기능성 식품개발…국민웰빙증진에 기여
국산 강황 경제ㆍ사회적 기능 파급효과도 기대
강황 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양정원 웰니스 팀장] 농촌진흥청은 최근 국산 강황을 이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과 신규시장 창출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 이영섭 연구사팀은 최근 국산 강황을 새로운 제조공정을 통해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개발해 수요자가 원하는 품질로 업그레이드했다. 강황이 간 건강, 체지방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해 시제품의 표준화를 완료했고,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또 강황 제조기술, 기능성 성분 증진 기술 관련 등 총 6건의 산업재산권을 출원했다. 개발된 기술은 ㈜프롬바이오 등 6개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사업화했다. 아울러 수입 강황과 차별화된 국산 기능성 강황 제품의 생산, 유통으로 신규시장 창출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국내 특용작물 원료 소비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강황 기능성 발굴 통한 산업 확대 필요=강황은 생강과 다년생 초본의 뿌리줄기로 원산지는 인도이고 인도네시아, 대만, 일본 등지에서 재배된다. 성질이 따뜻하고 쓴맛이 나며 황색의 색소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소화와 간 기능 회복을 돕고, 관절염 통증을 완화하고, 월경을 조절하며, 습진과 상처 치유를 위해 피부에 직접 적용되는 한약재로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항박테리아, 항돌연변이, 항암, 항산화, 항염증과 다양한 면역결핍 바이러스 질환에 효능이 보고되고 있다.
고령화, 코로나19 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기능성 식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과 이런 강황의 사업화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농진청은 설명했했다.
글로벌 강황 시장은 올해 442억 달러(약 57조원), 2033년 758억 달러(약 99조원)에 이르 것으로 예상된다. 강황 성분인 커큐민, 데메톡시커큐민 및 비스데메톡시커큐민을 포함하는 커큐미노이드에 대한 건강상 이점과 소비자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식품과 음료 제품, 의약품, 화장품, 퍼스널 케어 제품, 섬유 등에서 강황 사용도 증가세다.
우리나라에서 약용작물로 재배되는 강황은 인도의 전통 치료법 아유르베다에 사용되는 약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교와 함께 우리나라에 도입돼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완산지’ 등 고문헌에 전라북도 토산품으로 재배됐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종묘제례에 사용된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랫동안 사용돼 온 역사 깊은 작물이다. 강황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재배의 명맥이 끊어졌으나, 1990년대에 일본에서 전남 진도, 제주도 등으로 재도입됐다.
▶수입 강황에 비해 불리한 국산 강황=국내 강황 생산량은 2016년 2365톤까지 증가하다가 현재 340톤 정도만 생산되고 있다. 생산량이 감소한 이유는 강황의 성분 중 하나인 커큐민에 집중된 연구와 커큐민의 함량이 곧 원료의 품질로 인식되는 시장 분위기가 큰 요인으로 판단된다. 주로 아열대기후에서 여러 해 동안 재배되는 수입 강황과 다르게 국산 강황은 국내 기후에서 월동이 불가능해 1년만 재배하여 수확한다. 이에 따라 국산 강황은 수입 강황 대비 커큐민 함량이 낮고 인건비는 높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러 통계자료에서도 확인되듯 강황의 연구와 관심은 수입 강황에 집중돼 국산 강황 재배 농가는 점차 사라지고 국산 강황으로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원료 수급과 가격 문제로 수입 강황을 찾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강황을 살리고자 수입 강황과 차별화된 강황 가공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얼마나 추출할 것인지, 건조는 어떻게, 얼마나 할 것인지와 같은 표준화 공정이 설정돼 있지 않고 업체마다 가공법이 상이해 제조공정의 표준화와 합리적 유통가격 기준의 근거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런 문제점은 비단 강황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며, 국내 특용작물 산업 전반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기업이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를 조사했는데 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고 대량납품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많이 꼽았다. 그럼에도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조달의 용이, 소비자가 원산지에 민감하며, 신선한 원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기업에서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를 국산 강황이 가지는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외국산과 차별화된 새로운 기능성과 강황원료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요자 맞춤형 제조공정 표준화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국내 강황 산업을 확대하여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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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경제적인 강황 소재 개발=국내에서 재배되는 강황은 1년만 재배하기 때문에 여러 해 재배되는 수입 강황보다 기능 성분의 함량이 높을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수입 강황은 정확히 몇 년산인지 등 재배 정보가 없으며, 세계 50여 종이 보고된 강황 속 식물 중 정확한 기원이 불분명하다. 반면 국내 강황은 기원이 동일하고 재배 방식도 대부분 유사해서 제조공정 표준화와 안전성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강황은 제품별 제조공정 기준이 없고 수입 강황의 잘못된 품질관리로 판매 중지 사례도 있기에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국산 강황 산업 활성화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이 필요했다.
이번 연구에선 강황을 추출하고 건조할 때 낮은 온도를 적용해 열에 약한 강황 성분의 함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원료 제조법을 제시하고, 제조된 원료에서 10종의 물질을 분리해 간 건강과 체지방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커큐민보다 비스데메톡시커큐민의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내면서 국산 강황의 새로운 기능 성분을 확립했다. 또 지방간 및 지방축적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을 낮추고 지방분해를 늘려주는 효과를 확인했으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 밀크씨슬보다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표준화된 공정과 신규 기능성으로 국산 강황의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소비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반 제조 공정을 사용한 강황 대비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 함량도 최대 59.4% 증가시킬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자체 개발한 강황 원료 제조방법과 간손상 억제, 체지방 개선 효과 등에 대한 기능성을 확인해 그 우수성을 입증했으며, 커큐민과 차별화될 수 있는 비스데메톡시커큐민을 발굴해 새로운 기능성분의 기준을 제시했다.
▶국산 강황 기능성 확대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수입 강황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강황 식품시장에서 국산 강황의 품질 향상과 새로운 기능성 식품개발로 산업 확대가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강황의 다양한 기능성이 문헌에 널리 알려졌음에도 그동안 유통되고 있는 제품은 외국산 원료로 만든 일반식품으로만 판매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수준에서의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강황의 지표성분, 원료 표준화와 관련한 기초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강황을 고부가가치 기능식품 원료로 생산하고 기능성의 다양화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장해 나갈 것을 꾀하고 있다. 이어 농가 판로확보를 통해 재배 농가의 만성적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특화 가공산업 육성 발전을 유도해 농업인과 함께하는 산업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경제적이고 안전한 강황 제조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7to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