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국내서 무척 흔한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30세 이상 인구 7명 중 1명이,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3명이 당뇨병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질환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어려울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슐린을 전혀 생성하지 못해 선천적으로 유발하는 ‘제1형 당뇨병’과 노화·불규칙한 생활습관·가족력 문제 등으로 유발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이는 혈액검사로 진단을 내리게 되는데, 증상이 없는 경우 8시간 이상 금식 후에 측정한 혈당이 126㎎/㎗ 이상인 경우 당뇨병으로 볼 수 있다.수원s서울병원 나경민 가정의학과 원장은 “제2형 당뇨병은 주로 고열량·고지방 식단, 운동·활동량 부족, 스트레스, 과도한 내장지방 축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이어질 경우 신체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 나경민원장은 “혈당이 높아져 혈액이 끈적해지다보면 자연스럽게 혈액순환이 저해된다”며 “이 과정에서 미세혈관에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선, 염증 질환에 취약해지고 저림과 통증이 나타나는 신경병증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작은 상처에도 예민해지기 쉬운데, 당뇨발도 이같은 맥락에서 발생한다. 이밖에 투석이 필요한 수준으로 신장기능이 약화되거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지고,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망막병증도 유발될 수 있다.
나경민 원장은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는 핵심은 바로 ‘혈당 조절’이라고 말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올바른 식생활을 이어가며 활동량을 유지하는 ‘바른 생활’이 관건이다. 스트레스 조절도 중요한 요소다.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건강한 생활습관과 멀어지기 쉽다. 이뿐 아니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에 과도하게,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경민 원장은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는 핵심은 바로 ‘혈당 조절’이라고 말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올바른 식생활을 이어가며 활동량을 유지하는 ‘바른 생활’이 관건이다. |
혈당 관리의 성과는 ‘당화혈색소’에서 나타난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를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제1형 당뇨병환자는 ‘7% 미만’을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최근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한 일종의 혈당관리 성적표 같은 역할을 한다.
나 원장은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포도당이 생성되는 만큼, 탄수화물 조절이 중요한 요소다. ‘입에 맛있는’ 정제탄수화물이 아닌 건강한 음식을 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는 “당뇨를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탄수화물을 금지하거나 배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3대 에너지원인 만큼, 이를 피하는 것도 갑작스러운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건은 건강한 탄수화물을 적정량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체크. 식사일기 쓰고 혈당은 본인 느낌대로 조절하면 안 된다. 자가 혈당 측정기를 이용해야 한다. 자가 혈당 측정기를 통해 정확하게 혈당 수치를 알고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당뇨에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 당뇨를 악화시키는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게 나경민 원장의 설명이다.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설탕,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간 단순당 제품과 디저트다. 쌀, 설탕, 밀가루 등 ‘3백’ 제품도 ‘아웃’이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빵, 떡, 면도 최소화하는 게 권고된다. 반면, 채소 속의 식이섬유는 건강한 탄수화물의 일종인 만큼 섭취를 챙기자. 단순 당은 혈당을 급증시켜 되도록 GI지수가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식단뿐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은 혈당 조절 뿐만 아니라 당뇨병의 혈관합병증 예방에 유리해 매일 30분 정도 시행하는 게 좋다. 특히 점심식사 후 달콤한 커피를 마시기보다 30분 정도 회사나 집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혈당 안정에 좋은 습관으로 꼽힌다. 운동을 할 때에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운동 전 저혈당 위험, 망막출혈에 대비해 미리 의사와 미리 상의하고 운동계획을 세워야 한다. 근력운동에 나선다면 우리 몸의 가장 큰 근육인 허벅지를 단련하는 게 유리하다. 적절한 허벅지 근육은 혈당 상승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2030 젊은 당뇨 환자도 증가세인데,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 비만이 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30 ‘MZ당뇨인’도 증가세다. 2020년 당뇨병 진단을 받은 20~30대 환자는 15만 6573명으로 2016년 12만689명보다 30%나 늘었다. 혈당 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는 새 합병증을 겪고 있을 확률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이 당뇨 발병 시기가 이르면 이를수록 불리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또, 몸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 ‘젊다’고 안심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검진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 조기 관리에 나설수록 건강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정기적 건강검진을 습관화하는 게 좋다. 나 원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뇨병 하면 다뇨, 다식, 다음 등 ‘3다(多) 현상’부터 떠올린다”며 “하지만 이런 증상 없이도 질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게 권고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