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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난치성 피부질환인 건선 치료제 아프레밀라스트(apremilast)가 알코올 중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22일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 대학의 앤젤라 오스번 행동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아프레밀라스트의 이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
아프레밀라스트는 선택적 포스포디에스테라제4(PDE4) 억제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건선과 건선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건선은 면역체계의 공격에 의해 촉발된 염증으로, 피부가 손상돼 가렵고 거친 붉은 반점들이 피부를 뒤덮는 자가 면역성 피부질환이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폭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들의 발현을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본 결과, 아프레밀라스트가 유망한 후보 물질임을 알아냈다.
아프레밀라스트는 생쥐 실험에서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는 뇌 부위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의 활동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프레밀라스트를 알코올 중독 모델 생쥐들에 투여한 결과 알코올 섭취량이 줄어들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오랜 폭음으로 알코올 사용 장애(AUD: alcohol use disorder) 진단을 받은 51명(남성 27명, 여성 24명, 평균연령 41.2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매일 아프레밀라스트 90mg을, 다른 그룹엔 위약(placebo)을 11일간 투여했다.
그 결과 아프레밀라스트 그룹은 음주량이 50% 이상 줄었다.
이번 임상시험은 알코올 중독 치료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만약 음주량을 줄이고 싶은 알코올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더 큰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 연구학회(American Society for Clinical Investigation) 학술지 '임상 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