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감, 건강한 음식 선택 쉬워”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음식과 우리의 기분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 배가 고플때 짜증이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특정 음식을 먹는 일 모두 이러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상황들이다.
우울함이 느껴지면 설탕이 많은 고열량 음식을 원하는 것 또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제 학술지 미네르바 내분비학(Minerva endocrinologica, 2013)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체내 코티솔 호르몬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비상상황으로 인지한 몸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혈당을 높이는 설탕이나 밀가루 음식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요구한다. 혈당이 올라가면서 일시적으로 기분이 향상되는 듯 느껴지나, 이후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 감정기복이나 정서 상태의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약 8000명을 대상으로 당류 섭취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흔한 정신장애(Common Mental Disorders)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단 음식이나 음료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불안 신경증이나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Scientific Reports, 2017).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즈인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 2014)에 실린 연구결과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지방이나 설탕으로 가득 찬 음식을 먹으면, 이후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많은 단 음식을 원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단 음식이라는 ‘악순환’ 연결고리가 생기는 셈이다. 이를 끊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운동이나 명상 등 자신만의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우리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음식은 ‘선순환’이 이뤄지기 쉽다. 행복한 기분일 때 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Journal of Science. 2011)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영화를 본 실험 참가자들은 신선한 포도 과일을, 슬픈 영화를 보고 난 참가자들은 고열량의 팝콘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평소 정서적 웰빙을 잘 유지한다면, 음식도 건강한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서 신체와 정신의 건강한 상관관계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음식과 기분의 상호 작용을 잘 이해한다면, 건강한 식생활 습관 형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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