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기 발굴 가능 진단 키트 개발 기대
[아주대 제공] |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아주대 의과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간암 조기 진단 비번역 RNA 바이오마커’ 기술이 관련 기업으로 기술이전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의 혈액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암을 진단할 수 있어 진단 키트를 비롯한 여러 진단 플랫폼에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대(총장 최기주)는 지난 4일 율곡관에서 ㈜켈스(대표 이동호)와 ‘간암 조기 진단 관련 비번역 RNA 바이오마커’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과 이동호 ㈜켈스 대표이사가 협약서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
이 기술은 아주대 의과대학 은정우, 정재연, 김순선, 조효정 교수(의학과 소화기내과학교실)팀의 연구개발 성과다. 이번 계약으로 아주대는 기술이전료 8억원을 확보했고, 계약 제품이 출시 될 경우 추가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켈스는 진단용 체외진단 의료기기 등의 연구개발 및 제조·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기업으로 액체생검을 위한 엑소좀 내의 miRNA를 기반으로 하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켈스는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과 miRNA 기반의 뇌 질환 진단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R&D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예정이다.
간암은 간을 이루는 간세포에 생긴 악성 세포가 무한증식하며 간 내·외부로 퍼져 끝내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간암 환자 발생 수는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간암은 국내에서는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정도로, 간암의 경우 초기 발견이 어렵다. 간의 70~80%가 파괴되어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증상이 확연히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암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간암은 사전 예방에 집중하거나 무증상기 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에 대한 미충족 의학적 수요(Unmet Medical Needs)가 큰 편이다. 그러나 현재 주로 사용되는 복부초음파 같은 방법은 검사자의 기술과 경험에 영향을 많이 받고, 간경변증이 동반되는 경우 재생결절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어, 크기가 작은 조기 간암일 경우 진단이 어려운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번에 ㈜켈스에서 도입한 아주대 의대 연구팀의 기술은 세포 간 신호전달물질인 엑소좀을 이용하여 조직 검사 없이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암세포 비번역 RNA마커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앞으로 간암처럼 조직 검사에 따른 위험이 큰 질환군에서 유용한 진단 바이오마커로 이용될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 제조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켈스의 이동호 대표는 “엑소좀 기반의 진단은 체외진단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성을 가진 분야로 현재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이적 마커 확보는 진단기업으로서 중요한 경쟁력을 갖추게 됨을 의미하며, 개인맞춤형 진단과 동반 진단 등 정밀진단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켈스는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엑소좀 진단 플랫폼 확장 및 빠른 사업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술 발명자인 은정우 아주대 교수는 “간 조직 검사가 어려운 간암 환자에서 혈액 내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조기 진단법은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간암 진단을 위한 액체생검 진단법이 빠르게 실용화되고, 나아가 개인별 맞춤형 진단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주대는 기술이전을 비롯한 기술사업화 부문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기술이전수익 52억1000만원을 기록해 6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국 대학 5위권의 성적을 냈다.
기술사업화란 대학 내 연구진의 연구 활동을 통해 얻은 성과를 기술이전이나 창업 등을 통해 사업화하는 것을 말한다. 성공적 기술사업화를 통해 대학에서는 연구 성과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기업·국가 경쟁력의 증대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