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 거대 시장에 필수적인 동물실험 대체할 효능평가 신기술 개발
아주대 경북대 엘리드 기술이전 협약식. |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아주대·경북대가 생체 내 모낭조직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모낭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효능평가기술을 관련 기업에 기술 이전했다.
아주대(총장 최기주)는 22일 율곡관에서 기술이전 협약식을 개최했다. 권용진 아주대 산학협력단장과 변경수 ㈜엘리드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 ㈜엘리드는 선급기술료 4억7000만원과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기술이전된 원천기술은 김재호 아주대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가 성영관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나노입자 정렬 기술로 미세패턴 상에 입자가 배열된 세포 맞춤형 배양기판을 제작, 생체 내 모낭조직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모낭 오가노이드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탈모 완화 및 양모 효능평가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이 방식으로 제조한 모낭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환자가 기증한 모발조직 배양 평가(organ culture)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탈모와 관련한 특정 물질의 효과와 효능을 분석·평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급성장하고 있는 탈모 치료 시장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2019)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탈모 치료제와 탈모 케어 및 관련 건강식품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00조원으로, 그중 효능평가와 관련한 시장은 약 625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2013년 유럽연합을 시작으로 올 1월부터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대다수의 주에서 화장품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탈모 완화와 관련한 기능성 화장품·신소재·천연물의 효능평가를 위해 진행되던 동물실험을 대체할 기술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술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이번에 ㈜엘리드로 이전된 기술은 크게 두 가지 효능평가 기술이다.
김재호 아주대 교수는 “첫 번째는 탈모 완화나 양모 효능을 가진 신약 후보 물질을 선별 장비를 이용해 일주일 이내에 신속하게 선별하는 속성 평가기술”이라며 “두 번째는 2~8주 동안 다수의 오가노이드로부터 분화된 모발의 특성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효능을 평가하는 심화 평가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아주대·경북대의 기술을 이전받은 ㈜엘리드는 국내 최초의 화장품 효능평가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1년 의과대학 교수 출신 피부과 전문의 2명이 주축이 되어 창업했다. 이 회사는 인체적용시험과 생체외 시험까지 효능평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2016년 국내 최초로 피부자극 대체 시험에 대한 우수실험실관리기준(GLP, Good Laboratory Practice)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변경수 ㈜엘리드 대표는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평가 인력을 모집해 효능평가를 수행하는 기존의 인체적용시험의 진행이 매우 어렵다”며 “이에 이번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고 화장품뿐 아니라 천연물, 건강기능식품, 신약후보물질의 효능평가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이전은 아주대 ‘나노입자 대면적 정렬 기술기반 중개연구단’이 지난해 7월 발족한 뒤 성사된 세 번째 기술이전이다.
아주대 중개연구단은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초원천 연구성과를 효율적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출범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R&D 사업’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