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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AI 딥러닝…인류의 ‘골칫거리 질환’ 풀 실마리 찾다
  • 2022.01.20.
질병정복 화두로 뜬 인공지능
예측 힘든 폐쇄성수면무호흡 수술 성공률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침샘암 생존률 등
높은 정확도 진단·예측…새 패러다임으로
아토피 중증도 진단은 99% 전문의 수준
환자 맞춤형 초정밀의료 실현 기대감

의료와 공학기술이 연결되면서 과거에는 알 수없었던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새로운 질병의 기전에 대한 실마리들이 풀리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러닝’기법은 기존 치료법의 효율성을 더욱 배가시키는 성과도 나타나고있다.

인공지능(AI)이 의료계에서도 질병정복을 위한 화두와 트렌드로 떠오르고있다. 의료와 공학기술이 연결되면서 과거에는 알 수없었던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새로운 질병의 기전에 대한 실마리들이 풀리면서 인류를 괴롭히던 질환들에 대한 극복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있다.

AI를 이용한 진단기법의 발달은 각종 여러 질환들에서 다방면으로 나타나고있다. 최근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의 연구에 따르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아동의 약 1~2%에서 발병하는 신경발달장애로 지금까지는 진단이 발달과정에서의 이상 행동이나 표현을 관찰한 후 증상평가를 통해 내려졌다. 이 진단법은 전문가 간에 일치도는 높으나, 관찰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고 발병원인과 연관성을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객관적·생물학적 지표를 바탕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한양대병원 이종민 교수 공동연구팀은 2015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58명의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군과 48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MRI 뇌영상 기반 머신러닝 AI알고리즘을 통해 진단 구분능력을 평가한 연구결과, 다중 MRI 모델에서 정확도 88.8%, 민감도 93.0%, 특이도 83.8%로 높은 진단 구분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발달지연이 심한 영유아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를 생물학적 지표에 근거해 진단함에 있어, 기계학습을 통한 다중 MRI의 활용이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면분야에서도 활용되고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 수술은 성공률 예측이 매우 어렵다. 이때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수술 성공률이 높은 환자들을 선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대병원 김현직·동국대병원 김진엽 교수팀이 2010~2019년 수면무호흡 수술을 받은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에 시행한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술 성공률을 분석하고 수술 전 인공지능 프로그램 예측과 비교한 결과 인공지능으로 예측한 성공률은 실제 수술 성공률과 70%를 상회하는 일치도를 보였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의 수술적 치료는 성공률이 중요한데 예측이 쉽지 않다. 전통적인 예측모델이나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의 주관적 성공률 예측은 정확도가 각각 54.2%, 52.2%로 낮은 편이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 수술의 적절한 환자 선택은 중요하지만 성공 예측이 어려운 과제인데, 인공지능이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구경부암의 하나인 진행성 침샘암의 생존 예측 모델을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연구 결과도 나왔다. 현재까지 조직병리학적 단계에 따라 예후를 예측한 연구는 많았지만, 암 환자의 나이, 성별, 치료법 등 다양한 임상적 특성을 고려한 생존 예측 모델 연구는 처음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팀(이영찬, 김태훈 교수)이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하여 침샘암의 생존 예측 모델을 연구해, 이중 가장 높은 예측과 낮은 오차를 보인 모델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향후 침샘암을 비롯한 두경부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 개별 임상정보가 적용되어 실제적인 생존 예측을 확인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라면서 “이를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치료 구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러닝’기법이 기존 치료법의 효율성을 더욱 배가시키는 성과도 나타나고있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뇌에 미세전극을 심는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한후 증상의 호전정도를 예측하는데에도 AI를 이용한 ‘딥러닝’이 유용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위치한 도파민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정상인에 비해 약 70% 이상 소실돼 발생하는데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노인성 퇴행성 뇌질환으로 65세 이상은 100명 중 약 2명 비율로 관찰된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전신마취 하에서 뇌심부자극술을 시행받은 파킨슨병 환자 34명의 미세전극 측정 기록을 인공지능 딥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수술 후 임상적 결과를 예측한 결과 높은 예측정확도를 보였고 이같은 결과는 실제 뇌신경 기저핵의 기능적 구조와 유사성을 보인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할 때 최적의 표적을 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토피 중증도에 대한 진단은 99%에 달해 전문의 수준이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팀은 광운대와 공동연구로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를 피부과 전문의 수준으로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인공지능(AI) 심층학습(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개발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집된 아토피피부염 영상 이미지 2만4852장 중 AI 학습용 데이터로 적합한 8000장의 이미지를 구축한 뒤 4개 종류(세부 12개 종류)의 딥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한 결과, 피부과 전문의 3명의 진단 결과와 비교해 최고 99.17%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 중에서도 모바일 헬스(mHealth) 분야도 급속도로 확산되고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서정원 교수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환자를 위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Heart4U’를 개발하고 사용효과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Heart4U’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건강을 확인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강 서비스 앱으로, 앱에서 기록된 데이터를 연동하면 담당 의사에게 연결되어 환자가 입력한 혈압치 등 데이터에 접근해 환자 개개인의 혈압, 혈당 수치, 체중, 신체활동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개별 목표를 조정하고 맞춤형 의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이 총 666명의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앱 사용 효과를 평가한 결과 앱에 더 자주 접속해 활용한 환자일수록 수축기혈압(BP) 수치와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최근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목표 달성을 이끌어내는 디지털 치료제 개념이 각광받고 있다”며, “더 나은 사용자 경험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심혈관질환 관리 시스템에 대한 더 높은 통합을 갖춘 앱으로 고도화시켜 사용자 접근 방식의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들의 AI를 활용한 질병정복과 함께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리진단 프로세스 효율을 극대화하고 환자 맞춤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 디지털 병리 시스템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 연 90만 장 규모의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해서 방대한 빅데이터와 선진 유전체 분석 기술을 결합해 새 의료 가치 창출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측은 “환자 맞춤형 치료의 핵심은 병리, 영상, 임상, 유전자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며 “디지털병리 시스템을 통해 축적한 의료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초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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