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전 세계 셰프가 참가하는 ‘영셰프 경연 대회’ 벌여
우승 셰프를 장기간 지원하는 ‘영 셰프 아카데미’도 출범
경연 대회서 한국 셰프들의 활약도
‘산펠레그리노 19-21 영 셰프 경연 대회’ 결승 심사 현장[산펠레그리노 제공]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아일랜드의 한 셰프는 셀러리 뿌리를 곡물 안에 넣어 발효시키더군요. 한국식 발효와 달리 다른 나라에서도 다양한 발효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이런 대회가 아니면 배우지 못했을 경험이었죠”
박진용 셰프는 지난 2015년 홍콩에서 열렸던 ‘영 셰프 챌린지(Young chef Challenge) 북동아시아 지역 경연 대회’ 현장을 이같이 떠올렸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이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막연히 꿈꿔오던 해외 레스토랑의 근무까지 실행했다. 그에게는 해당 대회가 “삶의 목표를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다.
한 셰프의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친 이 대회는 전 세계 식음료 문화를 선도하는 산펠레그리노(S.Pellegrino)주관의 ‘산펠레그리노(S.Pellegrino)영 셰프 챌린지 경연 대회’이다. 이는 재능있는 각 나라 셰프들을 발굴하고 홍보하기 위한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의 주요 행사이다.
‘산펠레그리노 19-21 영 셰프 경연 대회’ 아시아 지역 결선의 심사위원 [산펠레그리노 제공] |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는 재능있고 열정적인 차세대 셰프들이 글로벌 미식업계의 리더로 성장하도록 마련된 커뮤니티(공동체)이다. 주요 목표는 유명 셰프와 기업 파트너, 그리고 업계 안팎으로 영향력있는 주요 인사들과 협업하여 미식계의 차세대 인재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뉜다. 선발 셰프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영셰프 경연 대회’, 그리고 셰프들을 장기적으로 관리 및 육성하는 ‘영 셰프 아카데미’ 프로그램이다. 먼저 박 셰프의 경우처럼 경연 대회에 참가하는 셰프들은 대회를 통해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음은 물론, 미식계 주요 인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박 셰프는 “다른 나라에서 온 다양한 요리사들과 함께 요리하며 시야가 넓어졌고, 이를 통해 내가 만들고 싶은 음식 스타일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고 말했다.
‘영 셰프 아카데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경연 대회의 지역 결선 우승자로 선정된 셰프들은 자동으로 아카데미의 평생 회원이 되어 아카데미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미래가 기대되는 셰프를 육성하기 위해 장기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됐다. 아카데미 회원들은 포럼이나 경연 대회 등 다양한 아카데미 행사 참여와 전문 네트워크(조직이나 체계)를 통해 경험을 쌓고, 일반 요리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정보·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유명 셰프들의 지도와 레스토랑 근무의 기회도 제공되며, 아카데미 자료를 통해 요식업계 정보와 근무 조건도 확인할 수 있다.
‘산펠레그리노 19-21 영 셰프 경연 대회’ 아시아 지역 결선의 심사위원인 최현석 셰프 [산펠레그리노 제공] |
영 세프 경연 대회에서는 한국 셰프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지난 2015년 영 셰프 경연 대회에서는 박진용 셰프가 삼계탕 요리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삼계탕 재료에 프랑스 조리법을 결합시켜 새로운 요리를 선보였다.
지난 ‘산펠레그리노 17-18 영 셰프 경연 대회’의 동북아 지역 결선에서도 수천 명의 지원자 중 한국인 셰프 5인이 진출했다. 강민성·최진원 ‘밍글스’ 셰프, 김봉수 ‘한국 술집 21세기 서울’ 셰프, 박종윤 ‘다이닝 노을’ 셰프, 그리고 배종훈 ‘에스트레야’ 셰프가 그 5인이다. 이어진 ‘산펠레그리노 19-21 영 셰프 경연 대회’ 에서는 최현석 위플이앤디 셰프가 아시아 지역 결선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본상과 특별상 3개를 차지할 셰프를 선발한다. 최종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본상인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상(S.PELLEGRINO YOUNG CHEF AWARD)’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총 7명의 국제심사위원단 투표로 진행된다. 우승 셰프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진정성이 담긴 창의력을 보여야 하며, 미식에 대한 신념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 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특별상에 해당되는 ‘파인 다이닝 러버들이 선택한 영 셰프 상(FINE DINING LOVERS FOOD FOR THOUGHT AWARD)’은 자신의 특별요리에 대한 신념을 가장 잘 표현한 셰프에게, ‘산펠레그리노 사회적 책임 상(S.PELLEGRINO SOCIAL RESPONSIBILITY AWARD)’은 지속가능한 요리법을 추구하는 셰프에게 돌아간다. ‘아쿠아파나 문화의 화합 상(ACQUA PANNA AWARD FOR CONNECTION IN GASTRONOMY)’상은 지역의 음식 유산을 가장 잘 구현한 셰프에게 수여되며, 셰프는 전통 요리법과 현대적 비전을 담은 새로운 요리를 선보여야 한다.
해당 대회는 전 세계 모든 셰프에게 기회가 열려있다. 해마다 약 3000여 명의 셰프들이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오는 6월 30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대회는 접수 단계를 포함해 총 4단계로 구성된다. 오는 9월 9일까지 진행되는 ‘서류 심사’ 단계에서는 최소 50개 국가 및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결선 진출자(175인)를 선발한다. 이후 ‘지역 결선’ 단계는 오는 2023년 1월 31일까지 이뤄지며, 지역 결선 우승자 선발 및 특별상을 시상한다. 마지막인 ‘결승’ 단계에서는 최종 우승자 선발과 특별상을 시상하며, 2023년 6월 진행될 예정이다.
'산펠레그리노 19-21 영 셰프 아카데미' 결승전 [산펠레그리노 제공] |
전 세계에서 신청하는 경연 대회는 참가만으로도 셰프들에게 값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박진용 셰프는 “물론 경쟁이 어려웠던 자리였지만, 전 세계 요리사들과 한 공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스테파노 볼로네즈(Stefano Bolognese) 산펠레그리노 수출 총괄이사는 “초기 영 셰프 경연 대회는 국제적인 인재 발굴의 프로젝트로 기획됐으나, 회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각국의 셰프들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미식 업계의 독보적 경연 대회로 자리 잡았다”며 “이와 함께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는 셰프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기획된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미식의 세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산펠레그리노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