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기능과 치매 예방에도 도움”
플라보노이드 풍부한 슈퍼푸드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탐스러운 붉은빛과 상큼달콤한 맛을 가진 크랜베리는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에서 톡톡 튀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크림이나 지루하기 쉬운 샐러드에도 중간중간 씹히는 크랜베리가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맛과 색감이 뛰어난 크랜베리는 ‘서양의 복분자’로 불릴말큼 그 효능 또한 꾸준히 연구되고 있는 식품이다. 이미 요로감염 예방이나 항염·항균력에 대한 효능이 잘 알려져 왔다. 크랜베리 속 프로안토시아니딘이 요로감염 유발 대장균의 증식을 억제하며, 실제로 크랜베리의 높은 항균력을 입증한 국내 연구도 있다. 한국식품영양학회지(2017)에 실린 수원여대 식품분석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체리나 포도, 블루베리 등 베리류 6종 중에 크랜베리만이 7가지 식중독균을 모두 없앴다.
최근에는 크랜베리의 다른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크랜베리 섭취가 노인의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것이다. 식품과학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최신호에 실린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12주 동안 매일 신선한 크랜베리 100g 또는 동결건조 크랜베리 분말을 먹은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일상 사건에 대한 기억력이 향상됐으며, 신경 기능및 뇌 혈류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바우저(David Vauzour) 박사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의 섭취가 많을수록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이전 연구들이 있다”며 “특히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안토시아닌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플라보노이드는 채소나 과일에서 나오는 식물성 성분으로, 종류와 조합이 다양하고 항노화 작용 등의 생리활성이 보고되고 있다. 이어 그는 “크랜베리는 이러한 미량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항산화 및 항염 작용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안토시아닌은 과일 중에서도 베리류에 많이 들어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크랜베리 100g에는 안토시아닌이 140㎎ 함유돼 있다. 안토시아닌은 노화 지연 뿐 아니라 눈 건강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긍정적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크랜베리 섭취 그룹에서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우저 박사는 “이는 크랜베리가 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뇌 혈류 및 인지 기능 개선에 부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들이 보고됐다. 크랜베리가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미국 농무부(USDA) 노화 영양 연구센터의 논문(2007)이 있다.
크랜베리는 최근 장수 식단으로 주목받는 북유럽 식단에서 자주 등장하는 베리류이다. 북유럽인들은 크랜베리를 ‘장수의 열매’로 부르며, 잼이나 소스로 만들어 미트볼, 감자 요리, 빵 등의 일상 요리에 사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크랜베리 100g(생것)의 열량은 46㎉이며, 총 식이섬유는 3.6g이다. 다만 시중의 말린 크랜베리 제품중에는 설탕이나 기름 등이 첨가된 경우가 있어 구입시 성분 확인이 필요하며, 신장결석을 일으키는 수산 함유로 신장결석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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