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웰빙
  • ‘모두가 힘든 시기’ 심신 안정을 돕는 음식들
  • 2022.11.03.
심신 안정에는 술 피하고 숙면 취해야
숙면 삼총사인 멜라토닌, 세로토닌, 트립토판
늙은 호박, 체리, 상추, 견과류 등에 풍부
따뜻한 캐모마일 한 잔도 도움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지난 주말 전해진 참담한 사고 소식에 국민 모두가 충격과 무거운 마음을 겪고 있다. 한국임상심리학회은 성명서를 통해 “충격적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후에는 일정 기간 심신의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으며,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특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은 사고를 반복적으로 접할 경우, 기존의 우울감이나 불면증이 강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한다. 우리 몸에서 심신 안정을 위한 호르몬이 잘 만들어지도록 숙면과 휴식 등의 환경을 조성하고, 이러한 호르몬을 만드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반면, 이를 방해하는 성분을 피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술 금지·수면제 의존도 피해야

잠을 이루기 위해 술과 수면제에 의존하는 것은 이럴 때일수록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 사례이다. 술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며, 장기적으로 술에 의존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수면제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신재현 원장은 “벤조디아제핀류의 수면제나 항불안제는 트라우마 상황에서의 불안과 불면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남용되거나 잘못 사용될 경우 트라우마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며 “전문가의 상의 하에 조심스러운 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과도하게 달거나 짠 음식들을 찾기 쉬우나, 이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신 원장은 “이러한 음식들은 일시적인 혈당 증가로 잠시 기분이 향상되는 듯 하지만,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 감정의 기복이나 취약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설탕 등의 단순당을 과잉 섭취하는 것은 숙면도 방해한다. 박은미 대림성모병원 영양팀장은 “단순당의 과도한 섭취는 혈당 수치를 급격히 변화시켜 아드레날린 등의 분비로 잠을 깨게 만들 수 있다”며 “고카페인 음료 또한 수면을 유도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각성효과를 주므로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과채류→체리 · 바나나 · 상추

술이나 수면제 대신, 숙면과 관련된 호르몬 촉진을 유도하는 것은 건강에도 이롭다. 세로토닌(serotonin), 멜라토닌(melatonin), 트립토판(tryptophan)은 숙면과 관련된 성분들로, 우리 몸에서 서로 연결되어 작용한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합성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필요하며, 해가 지면 이 세로토닌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으로 전환돼 저장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비롯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예민한 신경이 가라앉도록 돕는다. 식품으로도 섭취가 가능한데, 과일에서는 체리가 유명하다. 체리는 이미 각종 연구들을 통해 수면 유도 효능이 입증됐다. 한국식품과학회지(2002)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식품중 멜라토닌이 가장 많은 것은 체리로, 멜라토닌 함량(100g 기준 7000 ㎍)은 2위인 셀러리(982㎍)와 무려 7배 차이가 난다. 특히 신 맛의 타트 체리(Tart Cherry)는 단 맛의 스위트 체리보다 멜라토닌 함량이 높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유럽영양저널에 실린 연구에서 타트체리 농축액의 섭취는 수면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

바나나 또한 트립토판이 풍부한 과일로, 비타민 B6,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까지 골고루 들어있다. 비타민B6와 마그네슘, 엽산 등의 영양소는 트립토판의 작용을 돕는다.

채소 중에서는 상추가 잠 유도에 뛰어난 성분을 가졌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상추 속 락투신(lactucin)은 신경안정 작용을 통해 긴장을 완화해주고 졸음을 유도한다.

따뜻한 음식→늙은 호박죽 · 캐모마일 한 잔

음식으로는 자극적인 양념 대신 소화가 잘 되고 부드러운 식감의 메뉴가 좋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식으로는 호박씨를 올린 따뜻한 늙은 호박죽을 꼽을 수 있다. 옛부터 불면증에 좋다고 알려진 늙은 호박에는 신경완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B12가 많으며, 호박씨에는 트립토판과 마그네슘이 다량 들어있다. 호박씨 대신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를 곁들여도 된다. 아몬드 역시 트립토판과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바나나와 함께 갈아서 만든 아몬드 우유는 불면증에 좋은 음료중 하나이다.

따뜻한 차 한 잔으로는 캐모마일이 추천된다. 캐모마일 차는 미국 매릴랜드대학 의료센터 연구에서 숙면과 신경안정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