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수는 삼시 세끼가 우수
“소량이라도 규칙적 식사가 유리”
무리한 단식보다 이른 저녁으로 마무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이후 삼시세끼 대신 하루 두끼 또는 한 끼만 먹는 이들이 급증했다. 간헐적 단식의 유행 또한 이러한 ‘끼니 전쟁’ 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루 삼시세끼와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 과연 건강과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하루 두 끼를 먹는 한국인은 삼시세끼를 챙겨 먹는 이들보다 많아진 상태다.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유준현 교수팀이 성인 77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두 끼를 먹는 비율은 전체의 48%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삼시 세끼(37%)를 앞지른 수치이며, 한 끼 식사 비율은 13%였다. 특히 젊은 층(20~30대)일수록 하루 두 끼 식사가 많았고,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의 하루 한 끼 식사 비율이 높았다.
주목할 점은, 끼니 횟수에 따른 ‘건강 상태’이다. 하루 세 끼를 먹는 이들은 체중·체질량 지수(BMI)·혈압·공복 혈당·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 등 건강 프로파일(profile)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 연구결과는)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식사를 자주 거를 경우, 배고픔 관련 호르몬을 증가시켜 체중이 증가하거나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대사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끼니 횟수의 판을 뒤흔든 결정적 계기는,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간헐적 단식’의 등장이었다. 간헐적 단식은 최근 국내 연구를 통해서도 노화 지연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식이 제한으로 특이하게 증가하는 대사 물질을 조사한 결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레오닌이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헐적 단식’은 하루에 무려 16시간을 굶어야 하므로 그 효능만 믿고 무리하게 단식 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뇨학회는 “당뇨 환자에게 간헐적 단식을 권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단식 시간이 길어지면 식욕조절이 어려워져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간헐적 단식으로 아침을 굶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체력저하는 물론 뇌의 활동을 방해한다. 동시에 우리 몸이 이를 열량 부족상태로 알아차리면서 점심 이후 식사부터 음식 흡수를 높여 비만이나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돼 있다.
16시간 대신, 12시간 공복등 자신의 상황에 맞춰 식이제한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아침과 점심을 챙겨먹고, 저녁을 평소보다 ‘일찍’, 그리고 ‘소량’ 먹은 후, 나머지 시간동안 식이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2020)에 실린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10시간 식사제한법을 실시한 결과, 평균체중과 체질량지수, 복부 및 내장지방이 유의미하게 감소된 효과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끼니 횟수가 너무 적으면 식욕조절이 힘들어지며,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은복 글로벌365mc대전병원 영양사는 “규칙적인 식습관, 즉 ▷하루 두 끼에서 세 끼를 먹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며 ▷영양 균형을 고려한 식단으로 먹는 것이 체중관리나 건강에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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