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ㆍ낫또와 다른 맛과 식감
저장성과 조리 간편성으로 주목
샐러드ㆍ샌드위치ㆍ굽기 등 다양한 활용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왜 진작 안 먹었을까요”
단순히 ‘맛있다’는 표현보다 더 강한 메시지가 담긴 이 글은 템페(tempeh)를 구입한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에 올린 후기다. 이 외에도 “냉동실에 넣고 두고두고 먹어요” , “다이어트 단백질 대용식으로 딱” ,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맛있어요” 등 대부분 긍정적인 후기가 올라와있다.
템페 [123rf(좌), 마켓컬리(우) 제공] |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인 템페는 가장 간단한 생산과정을 거치는 자연적인 식품이다. 삶은 콩에 곰팡이균을 섞은후 바나나 잎으로 싸서 발효시키는 것이 전부이다. 콩 사이사이에 흰색 균사체가 들어차면 템페가 완성된다.
최근에는 발효식품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트렌드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템페는 발효라는 장점에 ‘식물성 단백질’이라는 글로벌 인기 요소까지 갖췄다. 대두를 발효한 일본의 낫또나 우리나라의 청국장도 있지만 템페의 인기 비결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식감’과 ‘간편성’이다. 두부처럼 콩을 갈지 않기 때문에 일단 콩의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으며, 발효식품인데도 쿰쿰하지 않다. 미끈거리는 낫또의 식감이나 냄새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청국장과 달리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맛과 식감이다. 템페에서 버섯의 향이나 치즈의 풍미를 느끼는 이들도 있다.
[마켓컬리 후기 캡처] |
간편한 조리도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보통 코코넛오일에 튀겨서 먹는다. 자른 템페를 카레나 샐러드 등에 올려서 먹기도 하며, 최근에는 서구권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면서 샌드위치나 버거에 고기 대신 넣어 먹는 경우도 늘었다. 국내에서도 조리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반찬으로 먹는 템페 간장졸임이나 김밥에 달걀 대신 넣은 템페 김밥, 튀긴 템페에 칠리소스를 부은 칠리템페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은 가장 간단한 굽기이다. 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에 구워내면 끝이다. 그대로 먹어도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으며 취향에 맞는 소스에 곁들여도 좋다. 또한 템페는 냉동보관을 하면서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다.
콩 발효식품인 만큼 영양소도 풍부하다. 100g당 19g의 단백질이 들어있어 두부(9g)보다 2배 가량 많다.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은 물론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콩의 이소플라본이나 필수 아미노산, 식이섬유 등이 골고루 들어있다. 폴란드 포즈난 생명과학 대학에의 연구(2013)에서는 템페가 장내 유익균인 비피도 박테리아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템페의 콩 단백질이 콜레스레롤 수치 개선이나 중성지방 수치 감소를 돕는다는 말레이시아 푸트라 국립대학(2013)의 연구도 있다.
이러한 성분 때문에 템페는 다이어트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단백 식품인 템페는 닭가슴살을 대신하거나 채식인도 먹을 수 있는 단백질 보충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온라인 식품판매업체인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해 판매된 템페 상품들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0% 증가했다. 국산 대두로 제조한 템페가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으며 검은 콩으로 만든 템페와 템페를 넣어 만든 스낵 등 종류도 다양하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비건(vegan. 완전채식)인구의 증가와 함께 건강과 다이어트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단백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에서 발효 단백질식품인 템페 역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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