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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50대 암 사망률 1위 ‘침묵의 암살자’ 간암이었다
  • 2024.08.02.
전체 암환자 중 사망자 수 2위
B·C형 간염 환자서 주로 발생
증상 만으로 조기 발견 어려워
고위험군 대상 정기 검사 중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주인공인 차정숙(엄정화 분). 차정숙은 40대의 나이에 종합병원 전공의로 근무하다, 급성 간암에 걸린 뒤 간을 이식받고 살아나게 된다. [JTBC 제공]

국가암정보센터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암 사망자 수 1위는 폐암, 2위가 간암이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40~50대에서는 암종별 사망률 1위가 바로 간암이다. 간암은 초기뿐 아니라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후에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기 때문에 더욱 두렵다.

일부 환자에게서 무기력감, 피로감, 오른쪽 윗배의 불쾌감, 울렁거림, 체중 감소, 식욕부진 등이 있을 수 있다. 진행되면 통증을 호소하거나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면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말기에는 심한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간암의 위험인자로는 B·C형 바이러스, 간경변증 등이 꼽힌다. 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면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B·C형 간염 바이러스가 주요 위험인자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의 경우는 위험 요인이 비교적 잘 알려진 질환이다. 만성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 간질환,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서 주로 간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들 질환이 있다면 주의만 해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간암 환자의 대부분이 B·C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된다. 그중 B형 바이러스 간염은 간암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기에 B형 간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에 만성적인 염증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섬유성 변화가 생기면서 간이 딱딱하게 굳게 되는 질환이다. 간경변증의 원인으로는 B·C형 바이러스 간염 외에 음주, 비알코올 지방간 등이 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전제 간암 환자의 약 80%가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간에 만성적인 염증이나 섬유화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간염이나 간경변증, 비알코올 지방간 등은 모두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기에 주의가 요구된다.

고위험군, 정기 초음파·혈액 검사 중요

간암은 증상만으로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조기 진단·치료를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주기적인 초음파검사와 혈액 검사인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검사를 통해 국가 암검진 중 간암 검진이 시행된다. 하지만 다른 종양표지자인 피브카-투 역시 간암 진단에 도움이 되므로,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간 초음파 검사는 간의 모양 변화와 국소 병변을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부 비만 또는 간경변증으로 인해 초음파검사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는 CT나 MRI 등의 검사를 병행할 수 있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문제는 만성 B·C형 간염 환자가 약을 투약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건강보균자라고 생각하며 검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 간염약을 먹어야 하는 활동성 간염의 진행을 스스로 알기도 어렵고, 간염약을 투약 중임에도 간암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라며 지적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고, 더 나아가 적절한 시기에 간염약을 복용해서 간경변증의 진행과 간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검사가 필수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이 굳어서 그 기능을 잘하지 못하는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 외에도 간경변증 관련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신 교수는 “많은 음주를 하면서도 간경변증 진행된 것 자체를 아예 모르고 있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만성 간염 바이러스 감염 상태이거나 음주가 과다한 사람은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암의 경우 간 절제술의 치료 성적이 좋아지면서 수술적 치료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간암학회의 간암 등록 사업 보고를 보면 2010년 이전에는 간 절제술의 비중이 20%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제는 20%를 웃돈다. 간암의 조기 발견, 다학제 진료, 수술 방법의 발달이 더 적극적인 수술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간 기능이 좋지 못하면서 간암의 진행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간이식을 통해서 간암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정상적인 간 기능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기 발견 시 수술 없이 국소 치료술로 효과

조기에 간암을 찾게 되면 고주파열치료술과 같은 국소 치료술을 이용한다. 종양 내에 바늘 모양의 전극을 위치시키고 열을 가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단기간 입원을 하면 될 뿐 아니라 적절한 적응증에 해당하면 수술과 대등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간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 대상 환자의 간 기능이 잘 보존되어 있고, 종양의 위치, 크기, 개수 등이 조건에 맞아야 시술할 수 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치료법 중 그 비율이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초기 간암 초기 치료법이다. 간암이 자라는 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색전 물질로 혈관을 막아주는 치료법이다. 수술과 달리 여러 병변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고, 간암 외 정상조직을 좀 더 유지할 수 있으며, 수술보다 입원 기간이 길지 않아 많이 선호되지만 수술 등과 비교하여 재발이 많다. 최근에는 간암의 진행 상태와 간 기능을 포함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약물방출미세구를 이용하는 방법과 방사선색전술 등 다양한 최신 치료를 시행한다.

신 교수는 “위험군을 알아서 이들을 적절히 관리하여 간암을 예방하고,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간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진행된 간암이라도 생존 기간을 늘리는 다양한 치료가 있지만, 간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태열 건강의학선임기자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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