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을 제한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짐과 함께 탄수화물을 피하는 키토제닉(Ketogenic diet. 케톤식)식단이 전 세계적 열풍을 몰고 있다. 탄수화물이 다이어터들의 ‘적’으로 인식되면서 모든 탄수화물이 기피 대상으로 변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체중감량 뿐 아니라 각종 질환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이 피하라고 얘기하는 탄수화물은 ‘질’이 좋지 않은 탄수화물이다. 많은 이들이 잘못 인식하기 쉬운 부분이다. 즉 줄여야 할 것은 ‘탄수화물’ 자체가 아닌 ‘정제 탄수화물’이다. 흰 빵이나 설탕 등의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는 반면 통곡물처럼 정제되지 않은 ‘질’ 좋은 탄수화물은 섭취해야 한다. ‘건강한 탄수화물’은 현미처럼 꼭 밥을 대신하는 식품 뿐 아니라 채소와 과일 등에도 들어있다. 이러한 식품에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단백질 등의 영양소까지 풍부하다.
▶ 통곡물
건강한 탄수화물을 대표하는 식품은 정제되지 않은 곡물인 통곡물이다. 현미나 귀리, 보리, 퀴노아, 통밀 등이 있다. 통곡물은 정제 과정을 통해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가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영양소가 풍부하다. 이러한 성분은 당뇨 및 암을 비롯한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특히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건강 뿐 아니라 포만감까지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과일과 채소
탄수화물은 곡물에만 들어있지 않다. 과일과 채소에도 들어있는 성분이다. 과일의 경우, 설탕 대신 천연의 달콤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시 대체 간식으로 이용하기 좋다. 다만 너무 단 맛의 과일의 경우 칼로리가 높고, 혈당의 상승을 유발하므로 체중감량에는 이롭지 못하다. 혈당지수(Glycemic Index.GI)가 높을수록 혈당이 빨리 오르면서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는데, 이것이 반복될 경우 인슐린 분비 조절이 망가지면서 에너지로 사용할 혈당마저 체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에 살도 금방 찔 수 있다.
대한영양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저당’ 과일에 속하는 것은 체리나 블루베리 등의 베리류, 자몽, 오렌지, 석류, 아보카도 등이 있다. 반면 곶감 등의 건과일이나 과일 통조림은 당분이 많이 들어있다.
채소에도 탄수화물이 들어있다. 감자나 옥수수 등의 녹말채소는 비교적 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며, 시금치나 케일 등의 잎채소들은 탄수화물 함량이 낮다. 채소의 경우 슈퍼푸드로 불릴만큼 각종 항산화제가 풍부하므로 매 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콩류
콩류 또한 탄수화물이 들어있는 식품이다. 몸에 이로운 식물성 단백질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단백질 보충까지 해결해준다.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들도 많다. 암 위험을 낮추고, 혈관 건강을 도와주며, 고혈압 및 당뇨의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내용들이다.
두부나 두유의 활용 뿐 아니라 후무스(Hummus, 이집트콩으로 만든 중동 음식), 완두콩을 사용한 대체육, 두부면 등 최근에는 콩 식품들이 다양한 형태로 니와있다.
일부 콩류를 비롯해 통곡물, 고구마 등에 많이 들어있는 저항성 녹말(체내 소화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는 탄수화물)이 대장암과 당뇨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도 올해 보고됐다. 학술지 커런트 오피니언 인 개스트로엔터롤로지(Current Opinion in Gastroenterology)에 실린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작은창자에서 소화되지 않는 저항성 녹말은 큰창자에서 발효를 하면서 좋은 박테리아(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며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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