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전통 지중해 식이요법은 전 세계에서 ‘건강식’의 대표 식단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러한 지중해 식단의 인기에 도전장을 낸 식단은 바로 북유럽 식단(Nordic Diet)이다. 이는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전통요리를 기반으로 개발된 식이요법을 말한다. 최근에는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면서 영양학과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북유럽 식단의 ‘착한 지방’, 콜레스테롤과 혈당 조절에 도움
현재까지 북유럽 식단을 알린 것은 ‘체중감량’ 이었다. 북유럽 사람들이 미국 또는 서유럽인보다 비만율이 낮은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이들의 식단이 연구됐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식단으로 유명세를 얻으면서 관련 연구 역시 체중감량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건강과 관련된 효능 보고가 대부분이다.국제학술지 유럽임상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1. 12)에 실린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과 스웨덴 웁살라 대학, 덴마크의 오르후스 대학 등의 공동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체지방 지수가 높고, 당뇨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50세 이상의 참가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6개월 동안 북유럽 식단을 제공한 그룹은 대조군(일반 현지식 제공)에 비해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가 개선됐다.
연구팀은 북유럽 식단의 독특한 ‘지방 섭취’에 주목했다. 해당 식단으로 이전보다 건강을 되찾은 이들의 혈액에는 대조군과 다른 지방 성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는 오메가3와 오메가 6 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건강한 불포화지방산’이다. 북유럽 식단은 연어나 정어리, 고등어 등의 기름진 생선, 그리고 아마씨와 유채씨 오일(카놀라유)에서 지방을 주로 얻는다. 또한 연구팀은 “건강한 지방의 섭취 뿐 아니라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자제하는 것 또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동일 학술지에서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도 북유럽 식단이 심근경색 예방을 돕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핵심은 베리류·생선·카놀라유·통곡물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북유럽 식단의 주 재료는 신선한 야채와 베리류, 생선, 통곡물 그리고 카놀라유이다. 서양 식단과 비교해 설탕과 지방 섭취가 적고, 섬유질이나 생선의 섭취는 두 배 높다.
지중해 식단이 올리브오일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북유럽 식단은 유채꽃 씨에서 추출한 카놀라유를 많이 사용한다. 올리브오일은 오메가 3 지방산과 오메가 9 지방산이 풍부하며, 카놀라유는 오메가3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이 다량 들어있다.
기름진 생선 섭취가 유독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북유럽인들은 실제로 일상에서 생선을 즐며 먹는다. 대구나 연어, 청어, 고등어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빵에도 생선을 올려먹는다. 염장한 고등어나 정어리 등을 빵 위에 올려먹는 ‘오픈 샌드위치’ 이다.
과일 중에서는 베리류를 특히 많이 먹는다. 블루베리나 라즈베리, 링곤베리 등 유럽에서는 ‘장수의 열매’로 불려지는 베리류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된다. 특히 링곤베리는 북유럽인들이 자주 먹는 과일로, ‘와일드 크랜베리’라고도 불린다. 링곤베리 잼은 북유럽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잼중의 하나이다. 스웨덴 가구기업 이케아(IKEA)에서는 미트볼과 으깬 감자에 링곤베리잼을 올린 현지 음식(셧불라르)을 판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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