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새까맣게 타버린 토스트였다. 하지만 “괜찮다”는 말을 하며 그대로 먹는다. 최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의 한 장면이다.
보이그룹 위너 송민호가 만든 토스트가 검게 타버리자, 그의 정성을 생각한 웹툰 작가 기안 84는 “괜찮아~먹을 수 있어!”라며 한 입을 크게 물었다. 어두운 갈색 빛이 아닌 ‘검은색’이 선명한 토스트, 정말 괜찮을까.
해당 장면처럼 ‘새까만’ 정도는 아니더라도, 요리중 불 조절에 실패해 고기나 토스트가 살짝 타버린 경우는 흔하게 벌어진다. 이럴 때 한국인이라면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 있다. “고기 아니니까 괜찮아”, “탄 음식으로 암 걸리려면 한 트럭은 먹어야 해”이다. “먹어도 괜찮다”는 것을 설득하거나 안심을 주기위해 사용되지만 모두 근거없는 속설에 불과할 뿐, 사실이 아니다.
고기에 타 버린 부분이 있다면, 그 비싼 한우일지라도 떼고 먹어야 한다. ‘검게 탄 것’은 물론, ‘높은 온도에서 오래 구울 때’에도 발암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의사단체인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PCRM)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가슴살을 높은 온도에서 오래 구울 때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s)의 발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는 ‘적은 양’을 먹더라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소위 언급되는 ‘한 트럭’이 아니다. ‘소량’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권인규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불에 의해 고기가 타게 되면 벤조피렌,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등의 발암물질이 발생된다”며 “탄 고기를 먹는 것은 고기와 함께 발암물질을 먹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기는 ‘직화구이’에서 위험성이 높아진다. 악명이 높은 벤조피렌도 직화구이시 잘 생성된다. 벤조피렌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산하의 국제암연구소(IRAC)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된 성분이다.
고기가 아닌 토스트는 어떨까. 토스트 등의 빵과 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식재료다. 영국식품기준청(FSA)에 따르면 토스트를 태운 경우나 감자칩을 오래 튀긴 경우에는 아크릴아미드(acrylamide) 수치가 50배에서 최대 8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크릴아미드는 전분이 많은 식품을 고온에서 오래 튀기거나 구울 때 생기는 발암물질이다. FSA는 빵, 감자, 과자 등을 ‘어두운 갈색’이 될 때까지 조리해 먹는다면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고기의 경우 센 불 보다 중불(150~160℃)에서 조리하고, 직화구이 대신 간접 가열을 사용하는 것이다.
토스트는 ‘옅은 황금빛’을 기억하면 된다. FSA 측은 “감자나 토스트 가열시에는 옅은 황금빛을 넘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튀김온도가 160℃를 넘지 않게 하고, 오븐은 200도 이하로 맞춰서 굽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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