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과 건더기 비율…국 3:1, 찌개 1: 1
탕은 육수 내고 사라지는 재료 있어
된장찌개(왼쪽) 과 된장국 [123RF]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하나면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한 끼 밥상이 차려진다. 소고기 뭇국 역시 메인 메뉴급이다. 찌개와 국은 우리 밥상의 주역이지만, 정작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하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한국인은 고개를 내젓는다.
우리나라의 국물 음식은 국·탕·찌개·전골 등이 있는데, 조리법과 차림새, 섭취법에 따라 구분된다. 차경희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는 “개인 기호에 따라 다르게 요리할 수 있으나, 한식에서 국은 국물과 건더기 비율이 3대1 또는 4대1이며, 찌개는 1대1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국은 채소나 어육류를 물에 넣고 끓인 뒤 간을 맞춘 음식이다. 소금· 액젓 등으로 간을 하는 맑은국, 된장으로 간을 하는 토장국으로 나눌 수 있다.
찌개는 국과 재료가 비슷하나 물의 양이 더 적다. 차경희 교수는 “찌개 역시 간을 소금이나 간장으로 하면 맑은 찌개, 새우젓으로 하면 젓국찌개, 된장이나 고추장이 들어가면 토장찌개로 나뉜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한식에서 밥과 국은 늘 세트로 상에 차려졌으나, 찌개는 국과는 별도로 상에 올려졌다”고 덧붙였다.
갈비탕(왼쪽)과 전골 [123RF] |
탕과 전골도 혼동될 수 있다. 탕은 국과 동일하게 개인 그릇에 담지만, 상에 올린 뒤에 소금·파·후추 등 양념을 더해 먹을 수 있다. 특히 설렁탕·갈비탕·곰탕처럼 육수를 내고 사라지는 재료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육수를 위해 장시간 온 몸을 던졌지만, 완성된 음식에 나가지 못하고 조용히 빠져나가는 재료가 있다면 ‘탕’이다.
전골은 탕과 달리 ‘상에서 요리해 가며’ 먹는 음식이다. 냄비에 고기·내장·채소 등의 원재료를 넣고 미리 만든 육수를 부은 후 조리해서 먹는다. 한복려 궁중음식 전문가는 저서 ‘괜찮은 국찌개 다 들어 있어요(2012)’에서 “전골은 재료가 지닌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조리 핵심이므로, 국물의 농도가 진하지 않아야 한다”며 “떫은맛이나 잡맛이 있는 재료는 그 맛을 없앤 다음 사용해야 참맛이 난다”고 조언했다.
용어의 정확한 구분은 특히 한식 메뉴판의 영문명에서 중요한 문제다. K-푸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점에선 올바른 표기명이 자리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식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식에서 국물이 있는 종류는 국, 탕, 찌개, 전골, (육계)장 등으로 많기 때문에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며 “영문명도 일치해야 국내외 한식당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메뉴명으로 인한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과 탕이 ‘스프(soup)’도 되고, ‘스튜(stew)’로도 번역된다면 외국인에게 혼동을 준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국은 ‘스프(soup)’, 탕은 ‘컨센트레이티드(concentrated soup·농축된 스프)’, 찌개는 ‘스튜(stew)’, 전골은 ‘캐서롤(casserole·천천히 익혀 만드는 요리)’ 등으로 기준을 정하고, 영어 표기명 역시 국(guk), 탕(tang), 찌개(jjigae), 전골(jeongol)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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