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음주가 불안감 높인다”는 연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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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현재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장-뇌 축’ 이론은 장(腸)내 미생물이 뇌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신호를 주고 받는다는 이론이다. 장내 미생물의 환경에 따라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된다.
장내 미생물은 식습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므로 장-뇌 축 이론은 우리의 정신건강과 식습관 사이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 환경이 스트레스 회복 능력이나 불안, 우울, 불면증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잇따라 보고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의학저널 ‘네이처 건강저널(Nature Mental Health)’ 최신호에 소개된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연구진 논문은 스트레스 회복력과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을 밝혔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각종 질환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회복 능력은 중요한데, 평소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서 스트레스 회복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6명의 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스트레스 회복력이 높은 그룹은 장내 미생물 환경도 건강했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환경이 스트레스 회복력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식습관을 통해 장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킨다면 정신건강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장과 뇌가 연결됐다는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에서 여러 차례 보고됐다. 고지방 식이와 과도한 음주가 불안이나 우울, 불면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다.
콜로라도대학 볼더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BMC 생물학 연구(BMC Biological Research)’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9주간의 쥐 실험 결과, 고지방 식단이 장내 미생물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불안감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으면 장내 미생물 환경의 다양성이 감소돼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염증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뇌의 세로토닌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면 불안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건강한 오일’은 장내 미생물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술을 과다하게 마셔도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사라진다. 국제학술지 ‘플러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린 미국 국립보건원 약물 남용 연구소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는 다른 대조군보다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장내 미생물의 대사산물 함량이 적었다. 연구진은 “과도한 음주가 장내 미생물을 불균형하게 만들고, 이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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