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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려고 맞았는데…‘사망’ 날벼락 vs 무릎 관절염 ‘효과’, 대체 뭐길래?
  • 2024.11.01.
지난해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직접 투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용량을 늘렸다가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후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사례도 잇달아 발생하면서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위고비는 암과 알츠하이머 치매,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무릎 관절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70대 남성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했다. 췌장염은 세마글루타이드 부작용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체블리 다거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파밍턴 캠퍼스 내과 연구진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2형 당뇨병, 관상동맥 질환, 비만(BMI 31.7)을 앓고 있는 해당 74세 남성은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중증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이 남성은 4년간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했으며, 입원 4주 전에 약물의 용량을 기존 0.25㎎에서 0.5㎎으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췌장염 진단을 받은 뒤에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분산성 쇼크, 신부전,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심정지로 인해 결국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 환자는 약물을 0.5㎎으로 늘린 뒤 심한 구토 메스꺼움, 변비 등의 부작용을 겪고 다시 용량을 0.25㎎ 줄였으나, 높은 용량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견디지 못해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했거나 보충제, 약초를 사용한 적이 없는 만큼 약물에 의한 췌장염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논문에는 또 다른 사례도 포함됐다.

미국의 한 36세 여성은 갑작스러운 상복부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해 급성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이 여성은 5주 전부터 체중 감량을 위해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사했는데, 의사의 조언을 구하지 않고 지인 중 한명으로부터 이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이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중단하고 리파아제 수치가 정상화되면서 증상이 크게 호전됐지만, 논문에서는 이 여성도 세마글루타이드가 급성 췌장염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로이터 연합뉴스]

이처럼 위고비의 주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부작용 중 하나로 췌장염이 지목되고 있지만, 세마글루타이드의 긍정적인 효능에 대한 연구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관절염 치료에 상당한 효능을 가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노보 노디스크, 덴마크 코펜하겐대병원, 스웨덴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 캐나다 토론토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사람들의 관절염 무릎 통증이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발표했다.

관절염은 관절 주변의 연골이 파괴될 때 발생한다. 주 원인은 비만으로, 체중 1kg이 늘 때마다 무릎에 최대 7kg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전세계 11개국에서 약 4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관절염 환자들로 평균 연령이 56세였다. 이들에게 무릎 통증 설문조사를 진행했더니 100점 만점에 약 71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68주간 세마글루타이드를, 또 다른 그룹에게는 위약을 투여했다. 동시에 칼로리를 줄인 식단과 운동도 병행하게 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그룹은 체중을 평균 14% 감량했다. 위약군은 3%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 설문에서도 복용그룹은 평균 약 42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과도한 체중이 관절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며 “관절염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법 중 통증을 줄이는데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사용해 유명해진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 증가 및 글루카곤 분비 저해, 허기 지연 및 체중 감소효과가 있다.

최근 국내에도 공급되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의사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오남용에 따른 우려와 부작용 등을 안내하고 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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