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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20% 무조건 '알츠하이머' 걸린다"
  • 2024.05.08.
스페인 연구팀, 네이처 메디슨에 논문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한국인의 20%가 보유한 유전자가 반드시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생명과학·의학 분야 최고 수준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슨’에는 알츠하이머 위험 유전자 관련 논문이 발표됐다. 이 연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소속 후안 포르테 박사 연구팀이 이끌었다.

포르테 박사팀이 지목한 치매 위험 유전자는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이다. 해당 유전형은 이전에도 치매 원인 인자로 추측된 바 있다. 다만 학계는 APOE4의 명확한 작용 기전을 확신하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포르테 박사팀의 논문은 해당 유전형을 보유한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반드시 치매에 걸린다’고 단언했다. 연구팀은 미 국립 알츠하이머 협력센터가 보유한 3297개 이상의 두뇌 기증자 데이터와 유럽·미국의 5개 기관이 가진 1만명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을 보유한 65세 이하 표본 95%의 척수액에선 ‘아밀로이드 베타’가 정상 범주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75%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서도 검출됐다. 이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의 주요 특징이다. 현재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연구진은 해당 유전자를 가진 모든 사람이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였으며,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도 비슷하며, 임상학적 변화도 예측 가능한 순서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 보유자 중 많은 이들이 65세가 되면 인지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APOE4 변이 유전자가 없는 이들은 이보다 더 나이를 먹은 뒤에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과 대조된다.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을 가진 이들은 인구의 2~3%를 차지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중에서는 15~20%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019년 조선대 치매 국책연구단에 따르면, 치매를 유발하는 APOE4 유전변이는 동아시아인에게 더 높은 빈도로 존재한다. 이에 따라 한국인이나 일본인은 미국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연령이 평균 2년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단은 또 치매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이 한국인에게는 세계 평균에 비해 3배 이상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인의 약 20%가 이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포르테 박사팀의 주장이 지나치게 원인을 확신하고 있다는 학계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UCL 유전학 연구소 소속 데이비드 커티스 교수는 성명을 내고 "APOE4 유전자가 동형접합형인 경우 알츠하이머가 유전적으로 발현된다는 주장을 정당화할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APOE4 동형접합형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알츠하이머 환자 기저질환 발병 과정은 대부분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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