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미국 미시간주립대 Narayanan Parameswaran 교수가 발표하고있다.〈고려인삼학회제공〉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홍삼이 대장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장내 미생물 균형을 통해 뼈와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10월 27일(일)~30일(수), 제주도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개최된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홍삼의 Rh2 성분, 대장암세포 성장 억제 기전 확인=경북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김명옥 교수, 생명공학부 류재웅 교수 연구팀은 홍삼의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의 증식과 이동, 침투를 억제하고 대장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며, 암세포를 활성화시키는 AXL (암 표적 단백질) 수용체와 직접 결합해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또한 Rh2가 대장암 종양 성장을 억제한다는 점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Rh2 성분이 기존 항암치료제와 달리 독성 없이 안전하게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대장암은 발병률이 전체 암 중 4위를 차지하며, 사망률은 간암, 폐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대장암 치료를 위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은 투여 기간이 길수록 항암제 저항성으로 인해 효능이 감소하고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함에 따라 암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하,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의 증식, 이동, 침투를 유의하게 억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대장암세포의 세포주기 중 G0기(세포 증식을 중지한 휴지기)와 G1기(세포가 증식하기 위해 다음 사이클 시작하는 단계)에서 정지(arrest)와 세포사멸을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AXL(암 표적 단백질)이 대장암에서 고도로 과발현되는데, Rh2 성분이 AXL에 직접 결합해 대장암세포에서 AXL 신호 전달 경로를 억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주(HCT116)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을 통해 Rh2 성분이 안전하게 AXL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생체 내 종양 성장을 억제한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
김명옥 교수팀은 “기존 학계에서는 홍삼의 Rh2 성분이 자궁경부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암 전이와 관련된 물질인 AXL의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대장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며, 유방암세포, 대장암세포 등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약물 내성을 개선한다는 점을 규명한 적은 있었지만, 홍삼의 Rh2 성분이 대장암에서 AXL 수용체와 직접적으로 결합하여 암세포의 생존과 전이와 관련된 인자 및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억제하는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항암치료에서 부작용은 감소시키고 보다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한 천연물 기반의 안전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Journal of Ginseng Research에 게재됐으며, 고려인삼학회로부터 학술장려상을 받았다.
▶홍삼 섭취 시,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한 뼈 손실 예방 및 장 건강에 효과=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생리학과 파라메스와란(Narayanan Parameswaran) 교수팀은 홍삼추출물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한 뼈 손실과 장 누수 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은 뼈 건강의 중요한 조절 인자라는 점을 밝혀, 2023년도에 Journal of Ginseng Research에 보고한 바 있다. 마우스 모델에 2주 동안 항생제를 투여한 이후 4주 동안 관찰한 결과, 장내 미생물의 구성에 불균형이 생겨 장 누수 증후군(장의 점막세포가 손상되고 장벽이 약화돼 이 사이로 여러 물질이 드나들 수 있는 상태로 가스,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등의 증상 유발)과 뼈 손실을 초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파라메스와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항생제를 투여한 마우스 모델이 홍삼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조절함으로써 뼈 손실과 장 누수 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 2주 동안 항생제(800mg/kg/일)를 투여한 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그룹은 4주 동안 홍삼(500mg/kg/일)을 섭취시키고, 다른 한 그룹은 항생제만을 투여했다. 그 결과 섬유주골부피(BV/TV) 값을 측정했을 때, ‘항생제 단독 투여군’(이하 항생제투여군)은 대퇴골과 척추 부위의 해면 두께가 감소되었고 이에 따라 뼈 손실이 유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항생제투여 후 홍삼섭취군’(이하 홍삼군)은 대퇴골에서 해면골수가 증가하고 해면골 간격이 감소해, 대퇴골 부피가 증가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두 그룹의 대변추출물을 확인한 결과, 홍삼군에서만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알파 다양성이 유의하게 풍부해진 것을 확인했다. 알파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것은 장에 유익한 균총들의 종류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장벽 내 투과성을 평가한 결과, 항생제투여군에서는 장 누수 증후군이 증가한 반면, 홍삼군에서는 장 누수 증후군이 유의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파라메스와란 교수는 “그동안 홍삼과 인삼이 뼈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장내 미생물 균형에 도움을 줌으로써 뼈 손실과 장 누수 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점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홍삼의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확인하고, 향후 골다공증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종대학교 바이오융합부 이영주 교수팀은 홍삼을 섭취하면 여성호르몬의 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궁내막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온 연구진이 홍삼의 대장암 성장 억제 기전,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통한 장과 뼈 건강, 암 치료 효과, 호흡기 바이러스 면역력 효과 등 총 30여 개 주제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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