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난 고구마, 먹어도 안전
고구마[123RF]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겨울철 대표간식으로는 고구마를 빼놓을 수 없다. 고구마는 통상 10월부터 수요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다음 해 1월에는 정점을 찍는 추세를 보인다. 날씨가 서늘해질 때부터 겨울철 내내 먹기 좋기 때문에 대량으로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한 번에 많이 구입한 고구마의 보관법이다. 고구마는 쉽게 물러지지 않아 보관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쉽다. 주로 겨울철에 먹기 때문에 ‘차가운’ 곳에 둬야 한다는 오해도 있다.
하지만 고구마는 대부분의 농산물과 달리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태생이 더운 중남미 지역이기 때문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고구마는 중미의 유카탄반도와 남미 베네수엘라 오리노코강 지역이 원산지다. 생육 온도는 15~38도 정도며, 30~35도의 환경에서 잘 자란다.
중남미에서 태어났지만, 15세기 말경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항로를 개척한 이후 유럽으로 전달됐다. 이후 희망봉(아프리카 최남단)과 인도양을 거쳐 동양까지 전파됐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763년 일본 쓰시마를 통해 들어왔다.
이형운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연구사는 “고구마를 보관할 때 적합한 온도는 12~15℃”라며 “만일 10℃ 이하의 온도에서 고구마를 장기 보관하면 냉해로 고구마가 쉽게 부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정에서 고구마를 냉장고나 기온이 낮은 베란다에 보관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감자와 달리 싹이 난 고구마는 섭취가 가능하다. [123RF] |
만일 온도가 15℃ 이상 올라간 곳에서 장기간 보관하면 고구마에 싹이 난다. 농가에서는 하우스시설 온도를 따뜻하게 만들어 고구마 싹이 빠르게 올라오도록 한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외형상’ 싹을 피하는 것이 낫다.
고구마에 싹이 나도 섭취는 가능하다. 같은 구황작물인 감자와는 다른 특성이다. 감자는 싹이 생기면 솔라닌 성분이 많아져 반드시 버려야 한다. 이형운 연구사는 “고구마는 싹이 나더라도 해로운 성분이 생기지 않으므로 싹을 떼고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고구마 보관 시에는 통풍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고구마가 담긴 박스를 열고 통풍이 잘 되게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장기 보관 시에는 상처가 난 고구마를 빠르게 제거한다. 고구마 표면에 상처가 나면 빨리 상하기 쉽고 부패 위험도 커진다. 또 먹기 전까지는 세척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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