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ㆍ통곡물ㆍ콩류ㆍ견과류 섭취 중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국내 당뇨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식물성 위주 식단으로 당뇨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당뇨는 식습관이 중요한 질환이다.
오스트리아 빈의과대학교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건강한 식물성 음식 위주의 식단을 주로 섭취한 그룹은 제 2형 당뇨병 위험이 다른 그룹에 비해 24% 낮게 나타났다. 최근 당뇨 분야의 국제학술지 DOM(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소개된 이 논문은 40~69세 11만 여명을 12년 동안 추적관찰한 대규모 연구결과다.
연구진은 11만 여명의 식습관에 점수를 매겨, 건강한 식물성 위주의 식단에게 최고 점수를 부여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및 씨앗류 등 건강하고 영양가 높은 식물성 식품이 많이 포함된 식단이다.
반면 단 음식과 단 음료, 가공식품, 정제 곡물 비율이 높은 식단은 가장 낮은 점수를 매겼다. 이 식단은 제 2형 당뇨 위험이 다른 그룹 보다 37% 높았다. 식물성 위주 식단이 당뇨 위험을 27% 낮추는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제 2형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신경과 혈관에 심각한 손상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건강에 좋은 식물성 위주 식단이 하체 비만과 혈당 수치, 염증 감소, 신장 및 간 기능 개선을 통해 제2형 당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해당 식단을 주로 섭취한 그룹은 허리둘레, 체지방, 중성지방 등의 수치가 건강한 수준이었다.
이 연구에서 식물성 위주 식단은 비건(vegan·완전 채식)처럼 식물성 식품만 먹는 것이 아니다. 고기 등의 동물성 식품도 포함되나, 식물성 식품의 비율이 훨씬 많은 식단이다. 지중해 식단이 대표적인 예이다.
식물성 위주 식단은 그동안 당뇨병을 비롯해 각종 질환 예방과의 연관성을 입증한 논문들이 여럿 보고돼왔다. 지난 2022년 저명한 국제의학전문지 ‘랜싯(Lancet)’는 수명 연장에 식물성 위주 식단이 도움된다는 논문도 소개했다. 국제질병부담(GBD) 통계 자료를 통해 전 세계 인구의 식단과 수명을 메타분석(meta analysis, 수년 간 축적된 연구 논문을 분석하는 방법)한 결과, ‘서구식 식단(붉은 고기와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을 따르는 20세 여성이 건강한 식물성 위주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수명이 약 10년 연장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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