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폐경 때 나타나는 안면홍조 등 혈관운동 증상(VMS)이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VMS는 폐경 때 나타나는 갱년기 장애로 얼굴이 붉어지면서 화끈거리는 안면홍조와 야한증으로, 이런 증상이 심할수록 치매 위험도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헬스데이뉴스는 3일 미국 피츠버그 대학 '바이오 행동 보건학 연구실'(WBHL)의 레베카 터스턴 교수 연구팀이 폐경 여성 약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낮과 밤에 안면홍조가 얼마나 나타나는지를 모니터 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에 포착할 수 있는 치매의 생물지표인 뇌 척수액내 아밀로이드 베타 42/40 비율(Aβ 42/40 ratio)을 측정했다.
전체적으로 안면홍조의 빈도가 잦을수록 치매 위험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밤중에 잠자면서 안면홍조가 자주 나타나는 여성은 Aβ 42/40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졌다.
Aβ 40과 42는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구성하는 주요성분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침적량이 늘어나면 Aβ 42/40 비율은 낮아진다.
Aβ 42/40 비율 감소는 치매의 강력한 생물지표로 치매 초기에 포착할 수 있다.
밤중에 잠을 자는 동안 나타나는 안면홍조가 어떻게 치매 위험을 높이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안면홍조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중요한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결과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치와 수면시간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메이요 클리닉 여성 건강 실장 스테파니 포비온 박사는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안면홍조를 치료하는 것이 이러한 치매 위험을 낮추어 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며, 심장에 좋은 것은 뇌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폐경 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