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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강은 왜 유럽의 연말 대표 향신료가 됐을까
  • 2023.12.29.
진저롤·쇼가올 성분, 면역력에 도움
감기 예방 위해 빵에 생강 넣어

진저쿠키 [123RF]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2월에 달콤한 진저쿠키(ginger cookie·생강쿠키)나 진저브레드(gingerbread·생강빵)를 먹는 문화가 있다. 모두 생강을 넣은 연말 대표 음식이다.

서구권에서 생강은 연말 음식에서 없어서는 안 될 향신료 역할을 해왔다. 15세기 무렵 생강을 넣은 케익과 쿠키가 대중화됐고, 축제일의 선물용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크리스마스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독일의 진저브레드 렙쿠헨 [123RF]

독일의 진저쿠키로 유명한 렙쿠헨(Lebkuchen)이 그 예이다. 견과류와 향신료를 넣고 구운 것으로, 생강으로 향을 낸다. 네덜란드의 온트베이트쿡(ontbijtkoek), 프랑스의 팽 데피스(pain d‘épices), 영국의 파킨(parkin) 등도 연말에 먹는 진저브레드다. 대부분 생강 가루를 반죽에 첨가하고 견과류와 꿀, 당밀 등을 넣어 만든다.

생강은 향신료 중에서도 단맛과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가졌다. 진저쿠키나 브레드의 달콤한 풍미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생강 특유의 향도 만들어낸다. 그래서 “생강 향을 맡으면 크리스마스가 떠올려진다”고 하는 현지인도 많다.

연말 음식에 생강이 이용되는 것은 달콤한 베이커리류와 어울린다는 이유도 있지만, 겨울철 면역 유지를 위한 목적도 있다. 서구권의 연말 식문화는 감기 예방을 위해 빵에 생강을 넣어 먹었던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생강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생강의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 성분은 몸의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고 따뜻함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손발이 찬 사람에게 생강을 권하는 이유다.

특히 생강은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에서는 생강이 뱃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구토를 그치게 한다고 적혀있다.

혈액순환도 돕기 때문에 추운 날씨의 면역력 유지에도 이롭다. ‘한국영양학회’ 에 실린 2004년 논문(생강 추출물 투여가 마우스 면역세포 활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쥐 실험결과, 생강 추출물 섭취는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 분비를 촉진시켜 면역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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