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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도관광 뭉클한데, 비행기 타면 관절 아픈 속사정
  • 2023.01.03.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비가 오려나, 관절이 쑤시네.” 관절이 좋지 않은 성인들이 날씨를 척척 알아맞히는 것은 ‘영빨’이나 예지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우리 관절 안에는 압력(기압)을 감지하는 통증 신경 섬유가 있다. 기압이 낮아지면 반작용에 의해 관절 내부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이 때 통증 신경 섬유를 포함해 관절 활액막, 인대, 연골 등 구조물이 압박을 받으면서 통증이 생긴다.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면 기압이 낮아지기에 이 상태를 몸이 먼저 알아채고 반응하는 것이다.

좌석간 간격이 좁은 이코노미석
장시간 항공탑승시 느끼는 무릎통증

딸이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더니, 효도관광시켜주겠다고 한다. 가슴이 뭉클하고 대견스러워 콧날이 시큰해지는데, 기쁨 속에서도 마음 한켠엔 “비행기 타면 또 관절이 아프던데”하는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다.

비행기를 타면 해발 7000m 이상까지 올라가며 이때 비행기 내부 기압은 정상 1기압보다 20% 낮은 0.8기압까지 내려간다. 평지에서는 대기압과 무릎 관절강 내 압력이 똑같은 상태를 유지 하지만 비행기를 타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무릎 내부 압력이 높아지며 통증이 발생한다.

연세건우병원 정호원 원장(정형외과 무릎관절 전문의)은 관절에 관한 비행기 장기 탑승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보통은 높은 항공료 때문에 이코노미 좌석을 타는데 앞과 뒤, 양옆으로 빽빽하게 붙은 좌석 때문에 몇 시간이고 옴짝달싹 할 수 없이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어야 한다. 이렇게 움직이지 않으면 무릎 앞쪽 슬개골이 대퇴골을 누르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무릎이 90도를 유지한 상태로 장기간 긴장을 하고 있게 되면 무릎이 받는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는 것.

정 원장은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사람이 비행기를 장시간 타는 경우, 무릎이 붓고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진통 소염제를 구비하여 통증에 대비하는 등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기의 낮은 실내 온도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온도가 낮으면 관절 주변 조직들이 뻣뻣해진다. 특히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 활액이 굳으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염 환자나 반월연골 손상 환자는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퇴행성 관절염이 있을 경우, 병원 상담 후 해외여행 시기를 정할 필요가 있다. 평소 무릎이 약하다고 느낄 경우 기내에서 조금씩 움직여주면 좋다.

무릎이 아프다고 효녀 딸의 마음을 받지 않기도 어렵기에, 비행기에서라도 무릎이 기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다든지 비행기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 다니는 방법도 있다. 앉아 있을 때도 다리를 틈틈이 마사지 하며 부위가 굳지 않도록 풀어야 한다. 앉을 때에도 무릎 각도가 120도 이상이 되도록 최대한 다리를 펴주는 것이 좋다고 정 원장은 조언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3050세대 역시 비행기 탑승을 피할 수 없는데, 매번 비용이 높은 비즈니스 이상 좌석만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릎에서 소음이 들리고 찌릿한 느낌이 심각하지 않다고 방치할 경우 사태가 악화될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좋다. 요즘 손상부위 부분인공관절 대체술 등 의학이 많이 발달했으므로 병원 상담 받기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경험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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