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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력엔 장 건강이 최우선”…남기선 영양학박사
  • 2020.05.07.
-풀무원 건강관리 식단 브랜드 ‘잇슬림’의 남기선 사업부장
-장 건강, 면역력 향상에 중요한 영향 미쳐
-장 내 유익균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식이섬유’
-장이 건강하려면 ‘소식’과 식이섬유 풍부한 ‘식물성 위주의 식단’ 필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만들어낸 최고 인기 단어는 단연 ‘면역력’이다. 전 세계가 면역력 향상을 위해 비타민C나 각종 건강기능식품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다. 바로 장(臟)건강이다. 남기선 영양학 박사는 장 건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면역력에서 굉장히 중요한 기관은 장”이라며 “장 건강은 면역력을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남기선 박사가 말하는 장 건강의 비법은 나와 장 내 미생물과의 ‘공생’(共生)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 식단을 통해 서로에게 유익함을 주고받는 사이를 말한다.

풀무원 건강관리 식단 브랜드 ‘잇슬림’ 사업부장인 남기선 영양학 박사

▶잘 몰랐던 ‘장 건강’, 최근 중요성이 부각된 이유=남기선 박사는 서울대 영양학 석사를 받고 미국에서 박사를 취득한 영양학 전문가이다. 지난 2008년 풀무원의 식생활연구실에 입사해 교육사업 및 ‘식사혁명’등의 저서를 출간해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풀무원의 건강관리 식단 전문브랜드인 ‘잇슬림’ 사업을 맡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풀무원 본사에서 만난 남기선 박사는 코로나19 위기 시대에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며 운을 뗐다.

“장 내 미생물은 현재 핫한 이슈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시 치명율을 높였다는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기저질환 및 만성질환도 장 내 미생물의 불균형이나 과다한 염증반응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면역기능에 필수적인 유익균들이 없어진다면 외부 감염에 취약해 질 수 밖에 없어요.”  

장 내 미생물의 중요성은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장 내 미생물을 동정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여러 연구를 통해 균총 및 특정 균의 효과도 알아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남 박사는 덕분에 최근 장 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면역력 향상을 위해 장 내 미생물을 강조한 남기선 박사. 그는 장 건강을 위한 식습관으로 소식과 식물성 위주의 식단을 꼽았다.

▶장 내 미생물, 내가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져=장 내 미생물은 사람마다 다르다. 면역력을 위해 좋은 미생물을 가지고 있으려면 나와의 ‘공생’ 관계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다.

“면역력뿐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은 장 내 미생물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 장 내 미생물은 내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대장내 미생물들은 먹이를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여러 물질을 만들어내며 이로 인해 체내 대사가 달라집니다. 곧 내가 먼저 좋은 먹이를 장 내 미생물에게 제공해야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를 만들어야 합니다.”

남 박사에 따르면 장 내 미생물은 우리 몸의 세포수보다 많다. ‘제 6의 장기’는 장 내 미생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자폐증까지 연관된다는 보고도 있다. 장 내 미생물의 중요성은 항생제 남용 문제와도 이어진다. 항생제가 나쁜 균뿐 아니라 장에 서식하던 좋은 균까지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장 내 미생물 생태계의 교란을 촉발하는 것과 흡사하다. 즉 장이 건강하려면 장 내 미생물이 다양하게 존재해야 하며, 특정 비율로 구성된 건강한 생태계가 필요하다.

▶유익균의 먹이인 ‘식이섬유’가 중요=장 내 미생물의 황금 비율은 유해균보다 우세한 유익균의 수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 건강을 위해서는 우선 유익균의 먹이가 중요하고, 그 먹이 중에서는 식이섬유가 가장 필요해요.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으면 당분이나 지방의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정제된 당분이나 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는 반면 식이섬유는 부족하게 먹습니다. 많이 먹어야 할 것은 적게 먹고, 덜 먹어야 할 것은 많이 먹는 ‘영양 불균형’이 문제이죠. ”

장 건강을 위해 권장하는 식생활은 첫 번째 ‘소식’, 그리고 ‘채식 위주의 식단’이다. 남 박사는 식이섬유가 많은 채식 위주로 음식을 먹어야 장 내 좋은 미생물이 내 몸에 잘 서식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잇슬림’에서 준비중인 신제품도 장내 미생물과 특화된 식단이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지향하는 잇슬림은 단순한 칼로리 조절 식단이 아니라 비만과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식이다. 실제 임상실험에서 잇슬림 섭취 후 장 내 미생물 균총의 변화를 확인하기도 했다. 성인 64명을 모집해 실험한 결과, 하루 한 끼 잇슬림을 먹은 그룹(23명)은 2주 후 장 내에서 비만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퍼미큐티스균의 비율이 낮아졌다. 장 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해당 식단은 통곡물이나 채소를 사용해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들이다. 남 박사는 “서민음식으로 불리는 콩나물이나 김치 등은 보기엔 시시해보일지라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훌륭한 음식”이라며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입에는 거칠어도 통곡물과 씨앗등을 자주 먹는 것이 장 건강에 이롭다”고 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채소를 사용한 풀무원 건강관리 식단 브랜드 ‘잇슬림’

식이섬유 외에 최근 대세로 떠오른 영양소, 단백질은 어떨까. ‘단백질이 면역력에 중요하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남 박사는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에는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지만,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할수록 면역세포가 더욱 많아지거나 그만큼 면역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보다는 장 내 미생물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식단의 효과는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또한 장 내 미생물의 건강한 숲이 망가진다면 회복 기간이 꽤 오래 걸린다. 그래서 그는 “입이 즐거운 음식이 아니라 미생물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식습관”을 거듭 말한다. 남 박사는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장 건강에 대한 올바른 식습관이 정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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