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Eat
  • 내추럴푸드
  • 인기높은 미나리, ‘최고의 품격’도 지녔다
  • 2021.05.28.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의 쾌거를 이루면서 영화 ‘미나리’는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매번 ‘미나리’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자연스럽게 미나리 채소도 더 주목하게 됐다. 궁금증도 커진다. 왜 그 많은 우리 채소 중에 미나리일까.

이는 영화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의 어릴적 기억 때문이다.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을 집에서 키웠는데, 다른 채소보다 잘 자라는 모습이 그의 기억에 강렬히 남았던 것이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의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나리[농촌진흥청 제공]

그가 본 미나리의 습성은 정확했다. 미나리는 깨끗한 물이 아니어도 잘 자라고 습지 정화능력도 뛰어나다. 들풀이 가진 끈질긴 생명력도 가졌다. 이 때문에 미나리는 한국인의 강인한 생명력과도 연관되어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미나리의 특성은 최근에 인정받은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 조상들은 이전부터 미나리를 높게 평가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조상들은 미나리를 채소 중에서 ‘최고의 품격’으로 꼽았다. 옛사람들은 풀과 나무에도 품격을 매겼는데, 나무로는 소나무, 꽃으로는 매화, 채소에는 미나리를 꼽은 것이다. 특히 미나리는 세 가지 덕을 가진 식물이라 하여 ‘근채삼덕’이라 불렸다. 속세를 상징하는 진흙땅에서 때가 묻지 않고 싱싱하게 자라나는 심지, 음지라는 악조건을 극복하는 지혜, 그리고 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고 이겨 내는 강인함이 그것이다.

 

실제로 미나리는 물기가 많은 곳이면 어느 토양에서든 잘 자란다. 우리나라 제주, 전남, 전북, 경북, 충남, 충북, 강원도 등지에서 야생하며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키울 수 있다. 뿌리부분을 용기에 넣고 물에 담가두면 새 줄기와 잎이 나온다.

 

강인함이 특징이지만 이름은 향기롭다. 미나리의 어원과 학명(Oenanthe)을 살펴보면 모두 ‘좋은 향기가 나는 식물’이라는 점을 강조해 붙인 이름이다.

 

물론 풍부한 영양소도 갖췄다. 미나리는 해독작용에 좋은 대표 채소이다. 조선시대 의서인 동의보감에서 미나리는 음주후 열독을 치료하며, 대장·소장에 이롭다고 설명돼 있다. 복어탕에 미나리가 올려지는 것도 복어의 독성 성분을 해독해주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비타민C와 E, A, B 등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해독과 혈액을 정화하는 데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작아작 씹히는 맛과 특유의 향, 달면서도 매운 맛 또한 미나리만의 개성이다. 이른 봄에는 여린 잎을 데치거나 날것으로 먹고, 이후 줄기가 굵어지면 데친 나물이나 국, 볶음, 전 등으로 먹는 것이 좋다. 미나리를 데칠 때는 끓는 물에 넣었다가 얼음물에 헹구면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다만 미나리는 속이 냉하거나 약한 사람의 경우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보통 하루에 70g 정도가 적당하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