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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가지로 통일해야” 소비자 헷갈리는 키위·참다래
  • 2022.12.29.
원산지는 중국, 뉴질랜드 수출로 ‘키위’ 불려
국내선 외국산과 차별화한 ‘참다래’…“이름 통일해야”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우리가 키위로 부르는 과일은 또 다른 이름이 있다. 바로 참다래이다. 흥미로운 것은 동일한 과일에 우리나라에서만 이러한 명칭이 붙는다는 것이다. 외국 품종인 키위에 토종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참다래’ 명칭이 탄생된 사연에는 국내 키위산업의 보호가 있었다.

국내 육성 품종 '감황'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제공]

키위하면 바로 뉴질랜드가 떠오르지만, 사실 키위의 원산지는 예상외로 중국이다.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재배되던 키위는 20세기 초 뉴질랜드에 전달돼 재배됐고, 상업화된 헤이워드(Hayward) 품종 키위가 본격적으로 육성됐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린키위’이다.

키위는 뉴질랜드가 수출시장을 개척하면서 지어진 이름이다. 털이 많은 그린키위의 생김새가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와 닮았다는 이유로 이러한 명칭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다른 나라에는 없는 ‘참다래’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명칭이다. 농업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남해출장소에서 키위를 담당하는 이목희 농업연구사는 “키위와 참다래는 같은 과일을 가지고 국내에서만 다르게 부르고 있는 명칭”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 키위산업이 위기를 맞자 국내에서 생산된 키위를 외국산과 차별화하고 보호하기 위해 ‘참다래’라고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키위는 1982년 국내 농가에 처음 도입됐으며, 1997년부터 ‘참다래’로 불렸다. ‘다래’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래나무속(Actinidia) 식물로, 다래, 개다래, 쥐다래 등이 있으며, 키위보다 작고 과피에 털이 없다. 다래나무속에는 다래, 개다래를 포함해 골드키위, 그린키위 등 60~70여 종이 분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름을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이유가 크다. 이목희 농업연구사는 “소비자가 혼란을 겪는 것을 막고, 수입과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전 세계적 공용어인 키위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국참다래연합회는 명칭을 정리하려는 강한 의지로, 2018년 키위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대부분 큰 규모의 법인은 키위를 법인명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학계에서도 키위로 많이 사용하고 원예학 용어집에도 키위라고 등재돼 있다.

키위에 대한 또 다른 문제는 로열티(사용료) 부분이다. 키위는 우리나라 식품 중 로열티 지불이 큰 품목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가장 로열티가 많이 지불된 식품 품목은 버섯(204억3000만원)이며, 참다래(86억60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국산 골드키위 품종인 해금(왼쪽)과 스위트골드(오른쪽)[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제공]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품종도 다양하게 육성되고, 보급률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 농업연구사는 “국산 품종 보급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로열티의 상대적인 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키위 품종은 총 32종에 달하며, 해금, 감황, 스위트골드 등 달콤한 골드키위 위주로 재배되고 있다. 2022년 국내 품종 재배 면적은 총 376.5헥타르(ha)로, 전체의 28.2%를 점유한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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