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최근 미국의 유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레딧(Reddit)에 “제발 김밥좀 그만 사가세요. 매일 사러가는데 날마다 매진”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연이어 품절사태가 벌어지자 한 소비자가 구매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해당 김밥은 미국 유명 유통매장인 트레이더조 (Trader Joe’s)가 출시한 신제품으로, 현지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트레이더조가 8월 초 판매를 시작한 냉동 김밥 [트레이더조 홈페이지 캡처]

이 김밥은 트레이더조가 한국업체에서 제공받아 8월 초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출시 후 빠른 속도로 매진이 이어졌다. 현재는 재고 부족으로 ‘10월 25일 재입고 예정’이라는 공지글이 매장과 온라인에 게시됐다. 현지 매체는 트레이더조 직원의 말을 인용해 “한 번에 대량으로 김밥을 사가는 고객도 자주 볼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성’이 더 큰 주목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일반 김밥과 차별화된 점도 시선을 끄는 요소다. 트레이더조 홈페이지에 실린 제품 설명을 살펴보면, 우선 이 김밥은 고기나 계란, 생선 등이 들어가지 않은 ‘채식 김밥’이다. 볶은 나물과 뿌리 채소, 장아찌, 두부조림을 주재료로 만들었다. 채식이나 글루텐 프리(Gluten-Free) 음식을 찾는 현지인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특징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9개 김밥 조각이 담긴 제품 가격은 3.99달러(약 5000원)다. 현지의 한국 식료품점에서 일반적으로 김밥이 7~12달러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냉동 김밥’이기 때문에 일반 김밥보다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얼려 있기 때문에 먹는 방법도 다르다. 제품 소개서에 따르면 해당 김밥은 전자레인지에 2분간 데워서 먹는다. 또는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살짝 튀겨서 먹을 수 있는데, 이 때 스리라차 소스나 고추장, 간장을 곁들여도 된다.

미국 레딧에 올라온 냉동김밥 관련 게시글 [레딧 캡처]

제품의 인기로 레딧이나 틱톡(TikTok)과 같은 SNS에서는 구매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레딧에서는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매장에 일찍 갔는데, 오전 8시 40분에 매진”, “매장에 전화했더니 10월 중순까지 김밥이 안 나온다고 한다”, “매장에서 한 여자가 15개 정도 가져갔다” 등 제품 구매에 실패한 댓글들이 올라와있다. 구매 후기도 많다. “너무 맛있어서 놀랬다”, “우리 가족의 새로운 인기 제품, 정말 쉽고 저렴한 점심입니다”, “대세죠”, “글루텐 프리라서 좋아요”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다.

일반 김밥과 달리 한 번 데우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레시피에 대한 의견도 뜨겁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정도 돌린 후 팬에 튀겨먹는 것”, “튀겨서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등을 비롯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제안하기도 한다.

물론 다소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다시 데운 김밥이라니, 눅눅해진 김밥은 절대 먹을 수 없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김밥은 이런 냉동 김밥이 아니다”, “전통 한국 김밥은 소스와 함께 제공되지 않는다. 그냥 김밥만 먹는다” 등의 댓글도 보인다.

틱톡에 올라온 트레이더조 냉동김밥 후기 [틱톡 영상 캡처]

aT 뉴욕지사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만 한정돼 있던 미국 내 한식이 최근엔 가짓수가 점차 늘고 있다. 뉴욕에서도 김밥을 비롯해 떡볶이, 순두부찌개 등의 한식 메뉴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레이더조의 신제품에서도 ‘김밥(Kimbap)’ 고유명사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김밥’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김밥 전문 가게가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비스월드(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 내 한식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0년 57억달러(약 7조5582억원) 매출을 올렸다. 여러 성장 요인 중 하나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의 한식 유행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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