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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당 관리에도 무조건 제외?’ …탄수화물 오해는 그만
  • 2023.09.04.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식단 관리를 하는 이들에게 ‘단백질 추가·탄수화물 빼기’ 는 마치 규칙처럼 정해진 공식이다. 탄수화물 제한 식이요법은 다이어트 뿐 아니라 혈당관리를 위한 건강상의 목적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의학·영양전문가들은 탄수화물을 무조건 빼는 것은 ‘건강식’과 거리가 멀며 극단적인 경우 신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혈당 관리에 탄수화물은 적?…‘초저탄수화물 식단’, 당뇨 환자도 피해

최근 대한비만학회·대한당뇨병학회·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과체중·비만 성인의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중등도 저탄수화물(탄수화물 비중이 총 칼로리의 26~45%)’ 또는 ‘저탄수화물 (10~25%)’ 다이어트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총 칼로리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지는 비중이 10% 미만인 ‘초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권고하지 않는다. 혈당 관리가 필수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권장되지 않는 식단이다.

황유철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서 일정 수준의 탄수화물 제한은 혈당조절 및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지만,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은 저혈당 위험의 증가 또는 LDL(저밀도 지단백, 나쁜) 콜레스테롤 상승으로 인한 잠재적 심혈관질환 위험 때문에 권고하지 않는다. 즉 당뇨병 환자더라도 일정한 혈당 유지를 위해 탄수화물의 섭취 시간 및 양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극도로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것은 혈당 관리에 도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2018년 국제적으로 저명한 의학저널 ‘랜싯 공중위생 저널’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25년 동안 7개 국가의 데이터를 추적조사한 결과, 총 칼로리에서 ‘탄수화물 적당히 섭취한 그룹( 50~55%)’의 조기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반면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낮은 그룹(40% 이하)’은 조기 사망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통곡물이나 견과류 등의 섭취도 사망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탄수화물을 너무 많거나 적게 먹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유형을 먹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즉 양질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오히려 혈당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여러 영양학자에 따르면 설탕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등시키지만, 채소나 견과류, 통곡물 및 콩 등의 복합 탄수화물은 염증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혈당 수준을 돕는 역할도 한다.

‘질’ 좋은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덜 가공된 식품이다. 이를 건강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과 결합해 먹으면 혈당이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포만감도 상승된다. 예를 들어 현미밥에 두부 반찬을 먹거나 통밀빵에 아보카도 또는 아몬드 버터를 발라 먹는 식이다.

살 빼려면 탄수화물 무조건 패스?…“통곡물 섭취, 오히려 도움”

살을 빼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도 문제다. 오히려 복합 탄수화물을 잘 이용하면 체지방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복합 탄수화물’을 ‘적당량’ 먹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통곡물의 대표주자인 현미에 대한 관련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2017년 발표된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매 끼 현미밥을 먹은 성인 그룹은 일주일 후 체중 감소 폭이 대조 그룹보다 크게 나타났다. 또 미국 영양학회 학술지 ‘영양학저널’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매끼 통곡물을 섭취한 그룹은 한 끼 미만으로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체지방과 복부 지방이 더 크게 줄어들었다. 통곡물의 대표 식품으로는 현미를 비롯해 보리, 귀리, 통밀 등이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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