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Read
  • 트렌드
  • 중국인 줄 세우는 K-베이커리집 어디?
  • 2023.09.19.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중국 내 베이커리 시장이 커지면서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한국 베이커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아우어베이커리나 버터풀앤크리멀러스 등 우수한 품질은 기본, 혁신적인 빵과 화려한 인테리어 등으로 시장을 공략한 브랜드들이다.

“초코가루 범벅 인증샷”…재미있는 아우어베이커리 ‘더티초코’
아우어베이커리의 ‘더티초코’ 인증샷 [ SNS 캡처]

“손에 초코가루를 묻히고 먹어야 맛있어요.”

아우어베이커리의 ‘더티초코(DIRTY CHOCO)’는 중국 SNS에서 인증샷이 연신 공유되게 만든 상품이다. 빵 안에 초콜릿이 담긴 페스츄리로, 겉에는 초코 파우더까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을수록 손과 입이 초코범벅이 된다. ‘더티초코’ 라는 이름처럼 ‘재미난 빵’이다. 출시 당시에는 1인당 최대 두 개씩만 구입이 가능하다는 ‘제한 판매 전략’도 실시했다. ‘구입하기 어렵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힘들게 빵을 구입한 소비자와 연예인들까지 ‘초코범벅’ 구매 인증 샷을 SNS에 올렸고, 이는 곧 화제를 이끌어냈다.

2017년 베이징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아우어베이커리는 1세대 ‘왕홍(중국의 인터넷스타)베이커리’로 자리잡은 대표 사례다.

코트라(KOTRA)톈진 무역관에 따르면 아우어베이커리는 단조로운 인테리어의 현지 매장과 달리,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우수한 품질의 제빵 재료도 경쟁력이다. 밥스레드밀 밀가루, 엘르엔바이어 버터, 발로나 초콜릿 등 고급 수입 식재료를 활용해 빵을 만든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7개 도시에서 총 12개 체인점을 운영중이다.

아우어베이커리 '더티초코빵'(왼쪽)과 빨미까레 [아우어베이커리 홈페이지 캡처]

아우어베이커리는 2017년 대만에도 매장을 오픈했으며, 그해 현지 매체는 ‘더티초코’에 대해 “10년 전 최고 히트였던 ‘마카오 에그타르트’이후 베이커리업계에서 가장 핫한 제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화려한 인테리어·갖고 싶은 테이크아웃백”…버터풀앤크리멀러스
중국 내 버어풀앤크리멀러스 매장 모습(왼쪽), 초록색 ‘테이크아웃백’ [‘비리비리’ 영상 캡처]

최근에는 버터풀앤크리멀러스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이 곳은 크루아상과 웰링턴스테이크빵이 인기 상품이며, 현재 9개 도시에서 1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 베이징 1호점을 오픈한 버터풀앤크리멀러스는 당시 샤오홍슈, 더우인 등 중국의 주요 SNS에서 ‘줄이 가장 긴 빵집’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현재도 ‘줄서야 하는 빵집’으로 유명하다.

빵집 같지 않은 화려한 인테리어도 인기 요인이다. 매장은 블랙과 골드 톤으로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으며, 각종 빵 제품들은 고급 진열대에 올려져 있다. 실제로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에서 버터풀앤크리멀러스를 검색하자, 매장에 처음 들어서는 현지인들은 먼저 화려한 인테리어에 감탄을 자아냈다.

반면 빵 가격은 ‘반전 매력’이다. 대부분 제품 가격대는 15위안~30위안(약 2700~5400원)으로, 현지 빵 가격과 비교해 볼 때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브랜드명이 인쇄된 ‘테이크아웃백(take out bag)’ 또한 동영상 플랫폼에서 인기 키워드였다. 초록색의 고급스러운 테이크아웃백은 ‘갖고 싶은 아이템’으로 유명해지면서 중고거래 시장에서 최대 100위안(약 1만8000원)에 팔리기도 한다.

“대부분 젊은 여성이 빵 사가”…적절한 진입 시기·바이럴마케팅 효과 톡톡
버터풀앤크리멀러스 매장 앞에 줄을 서있는 중국인들 [샤오홍슈 캡처]

코트라 관계자는 현지 요식업 프랜차이즈 관계자 말을 인용, 두 브랜드의 성공 요인에는 SNS 마케팅을 통한 화제성과 시장 진출의 적절한 시기도 중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다수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에 진출했지만, 현재와 달리 당시는 중국의 커피 소비량이 매우 적은 시기였기에 매장을 철수한 사례가 많았다.

반면 중국의 베이커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재는 확장세에 들어섰다. 중국의 중상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베이커리 시장규모는 2003년 약 600억위안(약 10조8990억 원)에서 2021년 2642억위안(약 47조9919억원)으로 성장했으며, 당분간 매년 약 10%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빵을 구입하는 대부분이 ‘젊은 여성’층이기에 SNS 마케팅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중국 내 베이커리 소비가 지속증가하고 있으며, 10‧20대 여학생과 직장 여성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