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무더위 속 습도 주의 ②]국지성 강우에 에어컨 바람까지…여름철 관절염 환자 는다
  • 2016.08.02.
-습도 높아 관절 압력 높아…에어컨 바람이 관절조직 경직 불러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택시운전기사 양은규(68ㆍ남)씨에게 여름은 괴로운 계절이다. 평소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양 씨는 여름이 되면 하루 종일 차 안에서 에어컨 찬바람을 쐬며 일을 하기 때문이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시원한 차 안에서 일하니 부럽다”고 말하지만 오랜 시간 찬 바람 앞에 있다 보니 심해지는 관절 통증 때문에 에어컨을 끄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하지만 무더운 날이든 장맛비가 내린 날이든 택시 안이 쾌적해야 손님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계속 켠 상태로 일할 수 밖에 없다.



▶관절염 환자의 90% 이상, 습도 높은 날 관절 통증 악화=비가 오는 날에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는 결과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표된 바 있다. 호주 라트로베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관절염 환자의 92%가 장마철과 같이 비가 이어지는 시기에 관절 통증이 악화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무릎 관절염 환자 중 약 90%가 습도가 높은 시기에 특히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 오는 날에는 강수량이 높아지는 만큼 대기압이 낮아져 관절염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의 정도가 심해진다. 또 고온다습한 기온으로 인해 몸 속의 수분 배출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관절 통증이 크게 나타난다.

▶관절염은 겨울철 불청객? 여름철 ‘냉방병형 관절염’ 주의=흔히들 관절염은 추운 날씨에 더 괴로운 ‘겨울 불청객’이라 생각하기쉽다. 겨울에 부는 찬바람이 관절 내 압력을 높여 염증 부위에 부종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절염 환자들은 대개 겨울 나기를 힘들어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절 통증을 겨울에만 겪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 극심한 관절통을 유발하는 숨겨진 복병 ‘에어컨’ 때문이다. 여름철 지속적으로 에어컨 찬바람을 쏘이게 되면 겨울철 찬바람으로 인해 관절 압력이 높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냉방병형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는 것.

목동힘찬병원 이정훈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체온이 떨어지면서 관절 주위에 있는 근육이 경직되는 동시에 관절이 뻣뻣해지고,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며 “찬 바람으로 인해 근육이 굳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들어 관절염이 심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더운 여름 내내 에어컨을 틀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에어컨을 틀면서도 관절염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에어컨 찬바람을 쐰 후에는 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관절염의 종류에 따라 냉ㆍ온찜질을 구분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관절염은 따뜻한 온찜질이 도움이 된다. 연골이 닳아져 뻣뻣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온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고 굳은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작은 관절에서 발생하며, 통증 부위에 열감이 느껴지므로 냉찜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외에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간단한 운동과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는 섭씨 25도 정도로 유지하면서 바깥 기온과의 차이를 5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관절의 통증을 덜어줄 수 있도록 50% 이하로 실내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며, 습도가 높은 날에는 제습기나 습기 조절 효능이 있는 숯을 비치해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상협 인천힘찬병원 주임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국지성 강우와 차가운 에어컨 바람으로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ㆍ질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 관절 찜질로도 일주일 이상 극심한 관절 통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