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변비(便?) 탈출 프로젝트 ①] 화장실서 ‘산고(産苦)’…잘 먹는데 왜 못 싸나
  • 2016.03.28.
realfoods
스트레스ㆍ잘못된 식습관이 주범…섬유식이법ㆍ규칙적인 운동으로 극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달 겨울 휴가 5일 동안 5살 아들과 함께 본가를 찾은 직장인 이모(38)씨. 아내와 휴가를 맞추지 못해 불가피하게 혼자서 아들과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이 씨는 하루 종일 식사도 화장실도 맘 편하게 할 수 없었다. 키즈카페를 다녀오고 인형극을 보러 가서도 혹시 아들이 시야에서 벗어날까 노심초사하던 이 씨는 이틀째부터 배변장애를 겪으면서 평소 육아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게 됐다.

각종 스트레스와 식생활 변화로 인해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변비란 장내에 대변이 비정상적으로 오래 머물러 있는 상태.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있고 보통 일주일에 2회 이하로 배변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잘 먹는데 왜 못 싸나=변비는 대장유착이나 대장자체에 문제가 있어 생길 수도 있고 대장기능 약화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개 대장 운동기능이 약해져 오는 변비가 많은데, 이 경우 식사요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변비는 여성이 남성보다 4배 정도 증상을 더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운동이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다만, 생리주기와 장운동이 관계가 있어 배란기 후에는 장운동이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식사량이 적고, 수분ㆍ식이 섬유소 섭취가 불충분해도 변비를 부를 수 있어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이 변비를 앓게 된다. 운동부족과 노령화ㆍ비만체형도 장운동 기능의 약화를 불러와 원활한 배변운동을 못하게 한다.

특히 스트레스와 주변환경의 변화 등 심리적 부담이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대장에 경련을 야기, 아랫배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마음의 안정을 갖고 따뜻한 음식과 물을 먹거나 목욕으로 몸을 데우면 증상이 호전된다.

이밖에 당뇨나 내분비질환이 있어 복용하는 각종 제산제와 철분제재, 신경계통 약물 등도 장운동의 약화를 가져와 변비를 부르기도 한다.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가 있으면 잔변감으로 평상시 불편함과 함께 배변 시 무리한 복압을 주게 돼 자칫 치질이나 항문출혈을 불러올 수 있다”며 “변비환자의 1/3에서 위장관 상부에 기능저하가 있어서 잦은 트림이나 구토나 헛배가 부른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변비퇴치를 위한 생활습관은=변비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과 함께 일차 질환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통상 나쁜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나친 다이어트나 운동부족, 불규칙한 식사시간대의 교정 등이다.

하루에 최소한 체중 1㎏당 90~100㎎의 섬유소를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섬유소는 장내를 지나는 동안 수분을 흡수, 변의 부피를 크게 해 장운동을 자극하고 변의 대장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배변을 용이하게 한다.

또 변의를 느끼면 참지 말고 화장실로 가야 한다.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휴식도 변비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생활과 식습관 교정에도 불구하고 변비증세가 열흘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만성 변비환자들은 우선 고섬유 식이법과 운동, 올바른 배변습관과 자세 등 일반적인 요법을 취하나 증상개선이 안 이뤄지고 증세가 심하면 변완화제와 장운동촉진체 등 약물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바이오 피드백 요법’을 쓰기도 한다. 잔변감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 중 약물요법도 효과적이지 않을 때 시행한다.

바이오 피드백 요법은 항문내압이나 항문근전도 검사를 통해 환자 본인이 배변 시 불필요한 근육을 사용하고 있음을 시각과 청각 수단을 통해 자각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박 교수는 “이 요법은 환자 본인의 인지와 치료를 받고 낫을 수 있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복식호흡을 통한 복부근육과 항문근육 간에 조화를 키우는 호흡법과 배변시 발 밑을 높게 하는 등 여러 배변자세에 관한 배변훈련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땐 병원 찾아야=여러 치료로도 변비가 개선되지 않고 계속 변비로 고생을 할 때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배변습관의 어떠한 변화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직장에 출혈이 있거나 복부통증, 복부 팽만 등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변비가 생기면 가급적 빨리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빈혈 여부와 갑상선 기능 확인을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보통 다른 검사는 필요 없다. 아주 심한 변비에 대해서는 바륨관장 대장조영술(엑스레이로 식별 가능한 무해한 조영제인 바륨을 직장에 넣어 대장의 이상 여부 확인), S상 결장경검사나 대장경검사, 직장과 항문 주위의 근육 기능을 조사하기 위한 검사 중 한 가지 방법으로 대장의 여타 질환 발병 유무를 검사하게 된다.

thlee@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