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미국의 꿀 소비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했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꿀 소비량은 6억 1800만 파운드(1파운드=0.4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 소비량이다.
지난 2010년 이후 미국의 인당 꿀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 이후에는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으로 소비량이 크게 높아졌다. BFY(Better-For-You, 나를 위한 식품)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설탕이나 일반 감미료에 비해 각종 항산화제와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한 꿀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꿀벌 친화적 농장 인증을 표기한 아이스크림 |
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품 회사들은 더 많은 제품에 꿀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유니레버(Unilever)는 꿀을 첨가한 케첩을 내놓았으며, 클리프바앤컴퍼니(Clif bar and Company)는 땅콩버터와 유기농 꿀을 선보였다. 카인드(KIND)는 오는 2025년까지 주재료인 아몬드를 꿀벌 친화적 농장(bee-friendly farm)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겐다즈(Haagen-Dazs)는 꿀벌 친화적인 농장에서 생산했음을 증명하는 인증마크(bee better certified)를 획득, 제품 포장에 부착했다.
aT 관계자는 “설탕 대신 꿀을 함유한 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스낵, 소스 등에 꿀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꿀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꿀 생산량은 총 1억 2600만 파운드로 지난 1991년 이후 최저 생산량을 기록했다. 늘어난 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입은 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전체 꿀 공급량의 4분의 3가량이 수입에 의존했다.
꿀 생산량 감소의 원인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꿀벌 때문이다. 벌집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라 불리는 꿀벌 실종 현상은 기후 위기와 살충제 사용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꿀벌 없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식품을 만드는 연구도 시작됐다. 꿀 수요가 증가된 상태에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다는 움직임이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식품 기술회사 멜리바이오는 지난 3월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꿀을 생산하기 위해 식물 과학과 정밀 발효(효모와 같은 자연 유기체를 생산에 사용)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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