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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35세대들의 작은 사치, 럭셔리 디저트
  • 2016.08.16.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6000원짜리 김치찌개를 점심으로 먹은 직장인 김모 씨는 (여·32세) 는 퇴근 후 백화점에 들러 1만2000원짜리 티라미수를 구입한다. 점심값보다 2배나 비싼 이 작은 케익은 그녀의 소중한 저녁시간을 장식해줄 디저트이다.

생일날이나 특별한 곳에서 먹는 것으로 여겨졌던 비싼 케익, 하지만 요즘 20-30대 여성들은 일상에서 고급스러운 디저트를 즐긴다.

맛을 찾아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 ‘미각 노마드(유목민)족’의 관심이 디저트로 옮겨지면서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디저트 노마드족’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디저트는 식사 후 간식에 불과했던 ‘조연급’ 에서 당당하게 ‘주연급’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신조어인 ‘디저트 노마드족’은 거리와 위치에 상관없이 맛있고 예쁜 디저트들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을 말한다. 물론 이들에게 가격도 큰 문제는 아니다.

최근 들어 디저트 노마드족은 크게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며 이로 인해 몸집이 커진 디저트 시장은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며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1조원 디저트 시장 시대=장기불황의 쓴 맛때문일까? 달콤한 디저트 시장 국내 규모는 2013년 약 3000억원에서 2014년에는 약 8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90% 성장한 1조5000억원 정도로 급성장하며 소비 트렌드의 한 축을 과시하고 있다.

디저트의 인기로 최근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미국 뉴욕의 ‘매그놀리아’, 일본 ‘베이크’ , ‘홉슈크림’, 부산 ‘옵스’ 등 국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식품관의 절반 가량을 디저트 매장으로 채웠고, 롯데백화점은 올 초 본점 내 디저트 매장수를 21개에서 38개로 늘렸다.

이는 매출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매그놀리아’(미국), ‘피에르에르메’(프랑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한 현대백화점은 2013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디저트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디저트 창업 시장도 2013년 이후부터 매년 2~3배가량 커지면서 국내 창업시장에서 유망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녀는 왜 고급 디저트를 먹는걸까?=‘김모 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 고급 디저트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며 일주일간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의상등을 구입하던 이전보다 지출이 감소되었지만 최고급 제품을 즐긴다는 기분은 비슷하다’

디저트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한국인이 최근들어 열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해소하기위해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속으로 점점 더 빠져들고 있다. ‘작은 사치’를 허락하는 ‘포미족’도 등장시켰다. ‘포미족’(For Me 族)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로 큰 사치 대신 작은 사치를 선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비싼 명품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디저트를 통해 만족을 즐기는 심리이다.

SNS의 활성화도 디저트 시장의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진 중심의 인스타그램 등이 확산되면서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저트 사진이 인기를 얻으며 관심도를 높였다. 타인에게 자신을 노출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음식과 디저트의 SNS 인증사진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사진=롯데 본점 옵스 빵집
사진=소프트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
사진=BAKE 치즈 타르트(롯데백화점 본점)

새로운, 핫한, 건강한...까다로운 디저트 트렌드=‘이태원에 새로 생긴 디저트 카페를 방문한 김모씨는 자신의 SNS에 바로 인증 사진을 올린다. 저녁에는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가 들어온 백화점을 들러 디저트를 먹을 계획이다.

디저트 노마드 족이 합세해 거대해진 디저트 시장은 트렌드 흐름도 변화되고 있다. 진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개인의 취향뿐 아니라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진 디저트 종류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디저트 열풍 초기에는 ‘맛’을 중심으로 한 디저트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은 사치’에 걸맞게 재료까지 최고급인 디저트가 대세이다. 백화점들이 ‘착한 유기농 재료’만을 엄선해 만든 디저트를 식품관에 입점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고급 원유만을 이용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개당 3500원) 이나 유기농 재료로 만든 ‘미스터 홈즈 베이크하우스’는 건강한 먹거리를 디저트에서도 찾으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달콤한 맛’만 강조한 디저트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볼수 없었던 해외 유명 브랜드 디저트나 새로운 모양의 디저트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다운 모양과 색감은 디저트 선택에 있어서 중요 요소이다. 최근 들어 시각적으로 감성이 강조된 디저트는 젊은 여성에게 각광받고 있다.

맛과 건강한 재료, 아름다움까지 더해지며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디저트 시장은 앞으로 꾸준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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