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참외·순천 보리 등 지역 특산물 사용
“부드럽게 마시는 맥주가 글로벌 트렌드”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브루어리 인 용산’ 수제 맥주 축제 모습. 육성연 기자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추억의 쫀드기 안주에 쉽게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맥주를 마셨습니다. 특히 바질향이 나는 바질맥주가 맘에 듭니다.”
지난 27일 ‘브루어리 인 용산’ 현장에서 만난 박모 씨(서울 서대문구)는 지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고 했다. ‘브루어리 인 용산’은 올해 처음 시작된 수제 맥주 축제다. 27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3층 이벤트홀과 7층 더루프탑 일대에서 열린다.
행사장에는 전국 12개의 수제 맥주 양조장이 참여해 100여 종에 가까운 맥주를 선보였다. 성주 참외, 순천 복숭아 등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과일 맥주부터 맥주 본연의 맛에 충실한 제품까지 다양했다. 병맥주 또한 귀여운 곰 모양과 강렬한 색감 등 개성 있는 디자인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수제맥주 양조장을 운영하는 ‘끽 비어 컴퍼니’는 대표 맥주 4개를 내놓았다. 이충원 끽 비어 컴퍼니 이사는 “지난해 ‘인터내셔널 비어 컵(IBC)’에서 수상한 ‘스밈에일’, ‘꿀꺽라거’, ‘캄캄포토’, ‘느긋밀맥주’을 가지고 왔다”며 “시그니처 메뉴는 꿀꺽라거”라고 소개했다. ‘꿀꺽라거’는 부드러운 목넘김과 레몬, 허브향으로 상쾌함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끽 비어 컴퍼니’에서 판매하는 ‘꿀꺽라거’ 육성연 기자 |
새로운 맥주 개발도 꾸준하다. 이충원 이사는 “‘월간 끽비어’ 프로젝트를 통해 매월 새로운 맥주를 을지로 펍 매장에 내놓는다”며 “새로운 기술력이나 로컬 재료를 사용하는데, 최근엔 성주참외로 만든 맥주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의 특산물과 관광명소를 활용한 맥주도 있었다. 김승철 ‘순천브루어리’는 대표는 “맥주보리 종자를 개량하는 맥주보리 종자장이 순천에 있다”며 순천보리의 사용을 강조했다. 대표 제품은 ‘낙안읍성 맥주’다. 올해 ‘대한민국 국제 맥주대회’의 클레식 세종 품목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흑두루미 뜻을 가진 ‘블랙 크레인(black Crane)’ 맥주도 눈에 띄었다. 김승철 대표는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가 순천에서 6개월 동안 월동하는데, 이에 맞춰 맥주를 6개월간 숙성시킨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블랙 크레인은 순천 보리에 커피와 카카오를 넣어 만든다. 도수는 7.5도의 진한 맛 맥주다.
새콤달콤한 과일 맥주들도 다양했다. 김 대표는 “순천 복숭아, 순천 매실 등의 과일 맥주는 특히 여성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시음해본 ‘트리플 베리’ 맥주는 흥미롭게도 풍선껌향이 강하게 났다. 맛은 향과 다르게 깔끔한 베리맛이다.
경기도 광주의 ‘베베 양조’ 맥주들. 육성연 기자 |
경기도 광주의 ‘베베 양조’는 친근한 병맥주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다. 귀여운 곰 캐릭터가 맥주를 마시고 만드는 모양이 담겨 있다. 대표 맥주는 ‘남한산성 골든에일’이다. 꽃향과 풀향이 나면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맥주다.
최도영 베베양조 팀장은 “수제맥주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는 코로나19와 관련된 편의점 맥주 시장에 해당한다”며 “전통 생맥주 시장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트렌드에 대해선 “홉(hop)을 많이 넣어 진한 미국 IPA 맥주에서 이제는 라거 맥주로 기울어지는 추세”라며 “강한 맛보다 부드러운 목넘김과 부담스럽지 않은 맥주가 인기”라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맥주 안주들도 함께 판매됐다. 참가자들은 먹태, 쫀드기, 양갱, 오징어 등을 행사장 테이블에서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행사 관계자는 “‘브루어리 인 용산’은 찾아가는 맥주 행사가 아닌, 도심 한가운데로 찾아온 축제”라며 “움직이는 ‘무빙 브루어리’ 축제를 통해 다양한 수제 맥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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