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조→5.2조원 규모 성장
개별인정형이 시장 견인…‘90배 증가’
“해외서 고품질 인정, 수출 증가 추세”
'건강기능식품 법 시행 20주년 기념식'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주요 인사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제공]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과장광고와 함량 미달 등 불과 20년 전만 해도 건강기능식품은 소비자 피해 사례가 빈번했다. 반면 이 시기 미국, 일본에선 이미 건기식 법 규제를 도입한 상황이었다.
허위·과대광고를 막고, 국민건강 증진과 글로벌 흐름에 맞추기 위해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8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올해는 건기식 법 시행 20주년을 맞이한 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2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서울에서 열린 ‘건강기능식품 법 시행 20주년 기념식’에는 17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004년 건기식 법 시행 후 이력추적제도 도입, 이상사례 보고 의무화 등의 제도를 통해 보다 안전한 건기식 산업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새로운 제형을 도입하고 개인맞춤형 건기식 제도도 시작됐다”며 “혁신적 기술로 다양한 원료 생산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법 시행 후 건기식 시장은 초기 안정화 단계에서 과학화 및 글로벌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원료 중심의 평가체계가 정착되고, 이력추적제도를 도입했다. 2013년 이력추적관리 등록을 의무화했다. 2016년엔 GMP(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와 이상사례 보고의 의무화가 이뤄졌다.
김성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국장은 “이전엔 소비자 신뢰도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엔 62%가 나왔다”며 “현재는 기능성 원료 심사와 표시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확립됐다”고 말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조사 결과, 지난 2022년 소비자의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2.7%, 건기식 마크 인지도는 86.8%였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이 ‘건강기능식품 법 시행 2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제공] |
20년간 시장 성장도 꾸준했다. 지난 2005년 1.2조원 시장 규모에서 지난해 5.2조원으로 증가했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은 특히 “개별인정형 원료가 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고시형’이 줄어들고 ‘개별인정형’ 소재 비중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상황이나 특정 부위에 맞춰 기능이 세분화된 ‘개별인정형’이 주목받는 추세다.
개별인정형 원료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83억원(0.7%)에서 지난해 7409억원(14.4%)으로 90배 이상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시형 원료는 96종, 개별인정형은 330종이다.
고시형은 식약처가 해당 소재를 건기식으로 ‘고시’한 것을 말한다. 비타민, 섬유질처럼 ‘면역이나 장 건강에 도움된다’고 알려진 일반적 기능성 원료다. 반면 개별인정형은 식약처가 기업이 제출한 실험결과를 검증한 후 특정 원료의 효능을 인정해준 것이다. 관절 건강처럼 구체적 증상과 관련된 원료다.
이어 정명수 협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건기식의 우수한 품질과 철저한 과학적 검증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해외서도 한국 건기식의 신뢰도가 커지며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지난해 해외 수출액은 3242억원이다. 오는 2035년엔 글로벌 시장의 1.5%인 5조원이 목표다.
정 협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선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시장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에서는 시리얼·초콜릿·빵·쿠키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졸음방지 도움’처럼 제품에 구체화된 기능 표시를 할 수도 있다.
그는 “다양한 원료 사용과 제품 유형 및 표시 확대에 대한 유연한 제도 변화에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기식이 국가의 핵심역량산업으로 성장하도록 보다 강화된 정부주도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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