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벗겨 다양하게 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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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우리는 주로 브로콜리의 꽃봉오리를 먹는다. 브로콜리(Broccoli)란 이름부터 이탈리아어로 ‘꽃봉오리들’이란 뜻이다. 빼곡한 꽃봉오리에 항암 영양소가 풍부해 일명 ‘항암 푸드’라 불린다.
반면 줄기는 대부분 먹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 꽃봉오리에 비해 쓰임새가 적다. 하지만 줄기에도 꽃봉오리 못지않은 영양소가 들어 있다. 항암 물질 설포라판과 비타민 C, 베타카로틴 등의 영양소는 더 많다. 줄기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꾼다면 브로콜리의 항암 효능을 최대한 얻을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봉투로 버려지던 양도 크게 줄어든다. 환경 보호와 몸에 더 이로운 사용법이다.
브로콜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최고의 항암식품’ 순의 중 1위로 선정한 식재료다.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설포라판(Sulforaphane)과 인돌(Indole) 화합물 등의 함량이 높아서다. 특히 설포라판은 줄기에 훨씬 많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부위별 함량은 ▷줄기 ▷잎 ▷꽃봉오리순이다. 줄기에는 꽃봉오리의 약 4.5배에 달하는 설포라판이 들어 있다. 설포라판은 암과 싸우는 효소를 활성화해 피부암·대장암·폐암·위암 등을 예방한다. 더불어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도 꽃봉오리보다 3배 이상 많다.
위 점막 보호와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는 비타민 U도 풍부하다.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에 발표된 국내 연구(2014)에 따르면 브로콜리 줄기를 지속적으로 식단에 추가하면 위에서 생성되는 발암성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영양소가 풍부한 줄기는 예상보다 맛도 좋다. 줄기를 더욱 맛있게 먹으려면 겉껍질을 칼로 살짝 벗겨내면 된다. 식감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또 끝부분의 3㎝ 정도는 잘라내도 좋다. 줄기는 꽃송이와 가까울수록 부드럽고 끝부분은 식감이 다소 거칠다.
줄기의 항암 성분은 대부분 수용성이다. 조리 시 물에 담가 끓이는 것보다 수증기를 이용해 쪄내야 영양흡수율이 높아진다. 또 10분 이상 오래 끓여도 일부 영양소가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 영양학과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를 물을 넣지 않거나 가장 적게 넣은 상태에서 5분 정도 쪘을 때 항암 효과가 극대화됐다.
줄기는 샐러드 토핑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각종 수프에 넣기 적합하다.
조림으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브로콜리 줄기에 올리고당, 간장, 후추 등을 넣고 적절히 조리면 브로콜리 간장조림이 완성된다. 고기볶음 등의 볶음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궁합이 좋은 식재료로는 아몬드, 잣 등을 들 수 있다. 비타민E 성분이 보충되면서 기름에 볶는 과정을 통해 브로콜리의 비타민A 흡수율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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